책상이 좁은 방 가운데에서 큰곰자리를 그리 길래 십자성 아래 남극 끝으로 밀어 놓았다
밀린 책상에는 밀린 것들이 놓이게 마련인가 보다
밀린 세금고지서 쓰다만 시구 읽다만 책 내려놓았던 스카프 끝이 뭉뚝해진 연필
어떤 일이라도 구석에 놓으면 구석이 된다.
어떤 일이라도 밀어 놓으면 체납처럼 밀린다
마음이 구석에 있다 오래전 구석이 된 마음이 있다
밀려서 납부하지 못한 미련한 마음이 오래도록 체납되어
몇 곱절 가산금이 붙은 채 구석에 밀려 있다
살다보면 구석에 무언가를 밀쳐 놓을 때가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구석에 무언가를 밀쳐 놓으면 그 자체가 구석이 되는 경향이 있다. 애초에 구석에 밀릴 수 밖에 없어 구석에 밀어 놓았는데 점점 더 구석으로 밀리는 것이다. 그런 구석같은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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