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이 29일 급히 국회를 찾았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를 만나 내년 울산 국가예산 확보를 당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국회 예결위가 28일부터 4일간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을 심사한다. 이어 다음달 1일부터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원회가 이를 세밀하게 심사해 뺄 것은 빼고 더할 것은 더한다. 국비확보에선 이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울산시는 2020년 국가예산 정부안으로 2조4978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2019년 정부안보다 5천 169억 원(26%) 늘어난 것이다. 여기다 하반기 결정되는 공모사업과 국회 심의 단계에서 추가로 국가예산을 확보해야 내년 울산 현안해결에 필요한 3조원 대의 돈을 가져 올수 있다.
정부가 513조원에 달하는 `슈퍼 예산`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전국 각 지자체들의 예산 확보 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 할 것이다. 따라서 웬만한 `파워 맨`들이 나서지 않으면 나라 돈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수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 이외 수많은 지방정부들이 내년 국비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다 현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하면서 올해 초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 사업이 23개나 된다. 이 사업들이 물꼬를 트려면 각 지자체들이 올해 얼마간의 국가예산을 확보해야한다. 그러니 어떻게든 국가예산을 가져와 첫 십부터 뜨고 보자는 지방정부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정부의 내년 예산편성 기조는 경제 살리기이다. 일자리 창출, 고용 증대, 생활 사회기반 확충 등에 방점을 두고 예산의 상당부분을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규 사업이나 사회간접자본(SOC), 복지 쪽은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에 울산시가 정부에 신청한 국비사업 상당수는 신규에다 SOC 관련 사업이다.
일자리창출, 도로, 산업 연구개발, 문화체육관광, 안전 환경, 보건복지 등 7대 분야에 걸쳐 모두 1천여 개나 된다. 국회 예결위가 들여다보면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으로선 절실한 사업들이다. 예타 면제사업으로 결정된 울산외관순환도로 건설만 해도 일단 내년 예산에 올려야 어떻게든 `꼬리`를 달 수 있다.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이 힘을 보태야 한다. 기재부에서 펑크 난 국비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되살리고 확보된 예산은 적극 방어해야 내년 국비사업들에 그나마 빛이 보인다. 최근 각 정당들이 주요 국정을 두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지만 지역 현안 해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국비 확보를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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