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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에서
 
고은진주 시인   기사입력  2019/10/30 [17:14]

삼각의 구조물인가 싶지만
숨겨 놓은 한 면이 있어 어디서든 얽히고설킨다

 

테트라포드 뿔에 올라선 몇 명의 남자아이들
잔물결의 연기를 내뱉는다
파랑 곳곳이 필터라는 것
가지런한 스크럼으로는 구겨진 기성을 막지 못한다는 것

 

테트라포드, 청춘의 혐의가 짙다

 

뜨거운 시절이란 배짱과 딴청으로 얼룩진 진창이란 말인가

 

굽이 높은 집을 나와 아무 연고도 없는 뒷골목으로
전력 질주하는 일
편향과 과감일지라도 의무가 없어진 울음은 울지 않았다
도무지 참회할 일 한적 없는데
변론의 기회마저 오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은 성급한 물결로 인다
테트라포드의 분간된 경계가 끓어오른다

 

어느 곳이든 경계를 쌓는 순간 안과 밖으로 나뉜다
죄 없던 곳이 바깥이 되면서 죄 많은 곳이 된다

 

양측 모두의 적이란 다만 경계일까

 

간절기를 지나온 바깥은 폭력적이 되고
지키는 안쪽은 극적으로 편편해진다

 

서툴고 불편한 편승일지라도 테트라포드는
육지의 최전선이고 너울 성 수평선이 무시로 오는 곳이다
남자아이들의 삼각을 표방한 테트라포드, 쉬지 않고
흠뻑 물을 빨아들였다
중심을 뱉어낸다

 


 

▲ 고은진주 시인   

이를테면 한반도에서도, 앙증맞은 혹처럼 생긴 해제반도에서 나고 자라 바다와 인척관계다. 중학교 졸업이후부터 반도를 떠나 살았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면 바다로 달려가 세상의 혐의를 폭발하곤 한다. 방파제에 올라서면 얽히고설킨 경계가 시원스럽게 풀린다. 환희의 파랑이 몰려오는 곳, 길몽의 설렘을 반드시 담아오게 되는 곳. 방파제는 영롱한 본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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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30 [17:1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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