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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회> 이 가을에 할 수 있는 일은
기사입력  2019/11/03 [16:48]   정성수 시인

내가 이 가을에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나를 용서하는 일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난날을 생각하며
그리고는
나뭇잎 서걱이는 소리에 마음을 씻어
내가 미워했던 사람들
나를 미워했던 사람들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내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일이다

 

수많은 해들을
서산에 떨어뜨린 날들조차
이제 늙은 내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한다
나뭇잎이 떨어지듯이 곧 사랑했던 사람들과
이별의 시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글거리던 태양과 작별하고
조용히 저녁을 기다리는 일이다
내가 슬픔을 줬던 사람들
나를 분노케 했던 사람들
모두 껴안고서 내 안으로 잠잠히 저물어 가는 일이다

 


 

 

▲ 정성수 시인    

가을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말은 독서의 계절, 천고마비, 결실의 계절이 있다. 여기에는 가을빛의 찬란함과 동시에 빛을 잃어가는 쓸쓸함이 있다. 가을햇살, 가을단풍, 가을색깔, 가을바람, 가을냄새 등은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런 것들은 상실감과 가을의 뒷면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결실과 허무, 풍요와 빈곤, 오색과 단색이 어우러진 가을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런가하면 곡식이 익어가는 풍경과 단풍이 하늘을 뒤덮을 때, 소비 후에 오는 빈곤감은 생장과 몰락이란 서사를 압축해 놓는다. 그런 가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가을은 조물주가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다. 마음을 살찌우게 하고 지나 온 날들을 돌아보게 하는 마력이 있다. 가을은 분명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넉넉하게 한다. 모든 것이 가능한 계절이다. 그러나 가을은 또 다른 면이 있다. 그것은 혹한의 계절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몸과 마음이 움츠려드는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자연의 계절은 정한 때가 있어서 시기와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유비무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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