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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권 2년 반의 `안보 포퓰리즘`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11/11 [19:13]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2년 반의 경제와 고용, 외교ㆍ안보에서 교육ㆍ국가 통합까지 국정 온갖 분야에서 부작용의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니 걱정이다. 국가 발전과 국민 화합을 이루는 대신 적폐청산을 빌미로 오기와 아집만이 가득 찬 2년 반의 `고집`이 원인이란 생각이다.

 

현 정권의 우기기 행태가 새삼스럽지 않아 보인다. 반환점을 맞아 청와대 비서실장ㆍ안보실장ㆍ정책실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년 반은 과거를 극복하고 국가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의 토대를 마련한 시기"라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지만 `글쎄`다. 필자의 눈에 안보시스템은 `낙제점`이다. 특히 안보에 있어선 지난 70년간 우리는 한ㆍ미 동맹을 근간으로 북ㆍ중ㆍ러의 위협을 막으며 평화와 발전을 누려왔다. 그런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의 포퓰리즘이 겹쳐 마치 `쓰나미`가 안보 방파제를 넘어올 듯한 상황이다.


미군 분담금 증액이 불가피하다면 안보 족쇄도 전면 해제돼는 건 아닌지 걱정이지만, 지소미아 종료돼도 한ㆍ미 동맹 약화 안 된다는 청와대의 끝없는 `안보 우기기`와 함께 핵도 없이 안보 포퓰리즘을 맹신하는 비상식은 걱정이다. 문 정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최대 성과로 내세운다지만, 다섯 차례 남북, 북ㆍ미 정상회담 등의 `쇼` 외에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삶은 소대가리`로 조롱하며 연일 미사일 발사 쇼를 벌이고,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비 5배 인상, 지소미아 종료 번복을 공개 요구할 만큼 한ㆍ미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한ㆍ일 관계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한ㆍ미ㆍ일의 균열을 틈타 중국ㆍ러시아 전투기가 우리 방공식별 구역을 휘젓고 다니고, 중국에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등 `3불(不) 약속`까지 건넸지만 돌아온 것은 사드 보복뿐이다. 그야말로 국가 안보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몰아넣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직도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종료돼도 한ㆍ미 동맹 관계가 옅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 국무부ㆍ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으로 총출동해 `파기 결정을 번복하라`고 압박하는데도 동맹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8월 지소미아 파기 결정 직후에도 "미국에 이해를 구했다"고 했다가 미 당국자에게 `거짓말(lie)`이란 소리를 들었다. 안보 거짓말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안보실장은 김정은이 `남조선에 보내는 경고`라며 신형 탄도미사일을 계속 쏘는데도 매번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급기야 핵 없는 우리 군사력이 핵무장한 북보다 앞선다는 주장을 하다가 야당으로부터 "우기지 말라" 말까지 들었다. 미국이 현재 진행되는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이전보다 5배 오른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우리 쪽에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 중국, 러시아 등 핵 국가들 앞에 핵 비무장으로 노출돼 있는 한국민을 향해 "어떻게 하겠느냐" 묻는 식이다. `트럼프 리스크`는 親중외교가 자초한 `위험 변수`가 돼 버렸다. 


이 정부는 핵무장한 120만 북한군 앞에서 국군 병력을 62만에서 50만으로 줄인다고 한다. 저출산으로 병역의무자가 어쩔 수 없이 감소하는 만큼 전력을 유지하려면 복무 기간을 늘려야 정상 국가다. 아직은 위중한 안보 상황에서 우리가 `국방 실험`을 할 처지는 아니다. 정말이지 어느 누구도 상상 못했던 국론분열 벌어지고 있음에도 임기 반환점에서까지 최소한의 사과 한마디 없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 이년 반 더 이어진다면 또 다른 불행이다. 지금이라도 `안보 포퓰리즘`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 출발의 계기가 되는 정책 전환이나 수정이 필요하다. 위기 속에서 빛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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