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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가난
 
김덕원 시인   기사입력  2019/11/13 [17:55]

울 엄니 장에 가시면 이것 쪼끔 저것 쪼끔
발품을 파노라면 순댓국 한 그릇
목구멍이 당그래질 하지만

 

눈에 담아 코로 먹고 어물전에 들러서
동태 두어 마리 사고는 도마 밑 함지박에
눈뜨고 목 잘린 놈들과 반갑게 눈도장을 찍는다

 

오메!
저놈들 무 쑥쑥 삐져 넣고 지지면
우리 새끼들 사흘은 발라 먹겄네

 

아저씨!

저 생선 대가리 좀 주면 안될까?
우리 집 강아지 끓여주게

 

울 엄니
장에 가시는 날은
우리 형제들 졸지에 강아지가 된다

 


 

▲ 김덕원 시인    

이 시는 보릿고개를 넘어온 우리 어머니들의 가난한 삶을 하나의 디테일로 사실적 형상과 어머니의 입말을 도입해서 구어 사용과 함께 시적 실감을 높이고자 했다. 시장을 누비며 발품을 파노라면 순댓국 한 그릇이 당그래질 하지만 순댓국도 한 그릇 못 사먹는 어머니, 어물전에서는 생선 대가리를 얻으려는 구걸이 부끄러워 거짓말을 하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사실적 형상과 함께 보여준 화자의 정서적 토로인 "우리 형제들 졸지에 강아지가 된다." 는 넉살좋은 진술은 해학적 슬픔을 전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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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13 [17:5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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