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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회> 지는 꽃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9/11/17 [15:52]

늦가을 오후 아이들과 함께
화단정리를 합니다
다가올 겨울을 생각하면서

 

봄여름 뜨겁게 건너 와
아직도 환한 꽃
서로 먼저 꽃향기를 맡겠다고
우르르 앞을 다투는 아이들
옆에
꽃잎 다 떨어나간 꽃이
고개를 꺾은 채 말이 없습니다

 

아무리 탐스러운 꽃도
꽃잎이 지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지는 꽃도 한 때는 꽃이었습니다
환한 꽃이 오늘이라면 지는 꽃은 내일입니다

 


 

 

▲ 정성수 시인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꽃`이라는 글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글자 모양이 꽃을 닮았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자연과의 조화 때문이고 그로 인해 열매가 열리기 때문이다. 또한 꽃가루와 꿀을 이웃들에게 나눠 줄 뿐만 아니라 꽃이 가진 당당함에 있다. 그러나 꽃들은 잠시잠깐 피었다가 허망하고 흔적 없이 진다. 봄여름 소식을 알려 주는가 하면 가을 앞에 선 인간들에게 숙연함을 가르쳐 준다. 피었다 지는 꽃은 이승의 슬픈 날개 짓이다. 찬란한 계절에도 세상은 참 쓸쓸하다. 우리 삶에는 수많은 꽃이 피었다가 진다. 인연이라고 하는 꽃이다. 가끔은 핸드폰에서 지워야 할 이름 하나가 꽃잎처럼 가슴에서 떨어질 때 만남과 헤어짐이 한 순간에 절단나기도 한다. 가슴 속에 숨겨 둔 꽃이 지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하나의 꽃이 될 수 없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에게 물을 주지만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꽃을 꺾어 가슴에 품는다. 사랑은 상대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은 상대의 장점만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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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17 [15:5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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