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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도 사열하는 `한심한` 군대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11/18 [16:47]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일선 부대 중령이 청와대 안보실 1차장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북한 선원 송환과 관련한 내용을 직접 보고해 논란중인데, 급기야 육군 모 부대가 민간인인 SM그룹 회장을 행사에 초청해 장병을 사열토록 했다고 한다. 자격 미달인 민간인도 사열하는 이런 한심한 군대가 나라를 어떻게 지킬지 걱정이다. 청와대에 줄을 대고 비선 보고를 하는 군인들의 목적은 뻔하다. 인사권을 가진 청와대에 잘 보여 진급하거나 좋은 보직 얻겠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군만큼 진급에 목을 매는 조직도 없다. 지금 안 보이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줄 대기와 비선 보고가 이뤄지고 있겠나. 이런 와중에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소장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무개차(無蓋車)를 타고 군부대를 지휘검열, 사열하는 모습은 지난 13일 국방일보를 통해 알려졌다. 해당 부대의 `명예 사단장`이라는 우 회장은 전투복에 별 2개가 박힌 모자를 쓴 채 훈시했고, 이어 사단장과 함께 오픈카에 올라 장병들의 경례를 받았다. 명예 계급은 대령까지만 있는데, 누가 어떻게 사단장급 소장을 줬는지 모르겠다.


물론 부대를 후원한 사람에게 장병들이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어느 정도 예식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도를 넘었다. 과도한 예우로 군 스스로 권위와 가치를 훼손한 것이다. 일련의 과정은 우스운 일이다. 이상한 나라. 한심한 군대 모양새다. SM그룹은 정권 출범 후 문재인 대통령 동생과 이낙연 총리의 동생을 잇따라 영입해 의혹 눈초리를 받고 있는 기업이다.

 

그룹 회장은 문 대통령 해외 순방 행사에 세 차례 동행했고,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기도 했다. 그룹 자산 규모도 10조원 가까이 크게 늘었고, 관련 부처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 그룹 관련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언론을 통해 이런 정권과의 특수 관계가 알려진 게 두 달도 되지 않았다. 이렇게 주목받고 있다면 본인도 군도 각별히 더 조심하는 게 옳다.

 

그런데 군은 오히려 장병들을 동원해 요란한 행사를 벌이고 그것도 모자라 국방일보에 대단한 미담(美談)인 양 사진과 기사를 대문짝만 하게 실었다. 이 회장을 각별히 챙겼다는 사실을 청와대에 알려 대통령과 총리에게 아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 회장의 SM그룹은 지난 7월 문 대통령의 친동생, 이 총리의 친동생이 근무하는 회사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주간지 일요시사의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총리의 동생은 SM그룹 계열사인 삼환기업 대표이사로, 문 대통령의 동생은 케이엘씨SM이라는 선박관리업체에서 선장을 맡고 있다. 실제로는 대한해운에 파견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M그룹은 자산 9조8000억원, 재계 순위 35위에 올랐다. 흑수저였던 우 회장이 자수성가한 것이라는 게 SM그룹의 공식 주장이지만, 달리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권력층과 가깝다는 지적이다. SM그룹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사절단에 15번이나 포함됐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에는 `적폐`로 몰렸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오히려 더 성장했다.

 

지난 9월에는 정부 지원금을 1년에 1360억 받았다며 SM그룹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SM그룹의 이번 해프닝이 노무현 정권 시절 `태광실업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우려한다. 이때 화제가 된 것이 `피아제 시계`다. 3성 장군이 국회에서 증언한 북 미사일 능력을 한 달 만에 스스로 180도 뒤집는가 하면, 중령이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청와대에 직보하며 줄을 댄다. 군은 권력에 아첨하느라 정신이 없고, 정권은 `김정은 쇼` 하느라 바쁘다. 안보는 누가 신경 쓰고 있는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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