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알몸처럼 순식간에 세상은 신체의 좌표를 바꾸었다 심장이 맨 먼저 자리를 잡았다 심장이 바뀌자 모든 장기가 뒤바뀌었다 오른손잡이는 어느새 왼손잡이가 되고 우뇌형은 재빨리 좌뇌형으로 탈바꿈 했다 간과 쓸개는 여전히 한 통속으로 붙어 있다 맹장은 좌하복부에 간당간당 매달려 있다 십년 만에 좌우가 바뀌었다고 야단이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난 모습 그대로이다 자세히 보면 좌우만 바뀌었을 뿐 질서 정연하다 나사를 죄고 푸는 것처럼 좌우란 옥죄임과 느슨함의 반복일 뿐이다 좌우가 바뀌자 피의 흐름도 바뀌었다 내장은 온통 뒤죽박죽 섞여 있지만 입으로 들어간 음식은 반드시 항문으로 배설된다 모든 장기가 좌우를 바꾸어도 입과 항문과 성기는 욕망의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우심증 (dextrocardia, 右心症 )이란 심장이 선천적으로 정상과는 반대로 우측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 대부분 별 증상 없이 지내다가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 이념도 마찬가지다 . 선천적 과장이나 결핍은 거의 없다 . 뚜렷한 신념 없이 여론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 우리 사회의 대립이 심각하다 . 갈등은 좌우를 넘어 남북으로 동서로 급기야 세대 간 계층 간으로 확산되고 있다 . 하지만 세속적 욕망을 제거하면 본질적인 차이는 미미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