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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섬
 
황상희 시인   기사입력  2019/11/26 [15:46]

하루에 두 번 물때를 맞추어 오가는 섬에 지난여름 간 암 말기이신 아버지를 마지막 요양지로 모셨다. 하루에도 몇 번을 노둣길에 나가 자식들을 기다렸다는 아버지. 이제는 고인이 되신 아버지, 자식들이 사는 도시가 또 다른 당신의 섬이었고 당신이 마지막 임종하신 그곳은 자식들을 이어주는 또 다른 섬이었다. 언제나 그 섬에 물이 차오르면, 파도가 되어 밤새 뒤척이면서 온몸이 출렁거리셨을 아버지. 생전에 아버지는 만년용접공으로 불로 쇳조각들을 당신 몸처럼 다루셨다. 그 무거운 쇳조각들을 가볍게 이리저리 재단해 제조공장의 거대한 돔 지붕도 만드셨다. 용접 불에 여기저기 구멍 난, 쇳물이 시뻘겋게 우러나는 작업복을 자주 빠시던 어머니. 어느 날 아버지께서 일하시는 틈틈이 쇳조각을 얇게 펴서 책받침을 만들어 오셨다. 공부해서" 나처럼 살지 마라"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회사가 부도가 나서 임금도 받지 못하고 집에오신 날, 술에 취해 비척이며 대문 앞에 한참을 서계셨던 아버지. 달빛만이 당신의 등을 토닥이고 내일이 고민되는밤, 골목 안 어두운 풍경이 돼버린 아버지.

 


 

 

▲ 황상희 시인   

나의 아버지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의 아버지 이야기도 될 수 있는 1970년~1980년대 비정규직으로 수입이 불안하거나 회사의 부도로 임금을 받지도 못했던, 그래서 늘 또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했던,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던 아버지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후 자식들이 성장하고, 고향인 섬에서 암 투병을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통해 그 시대를 힘겹게 살아온 모두의 아버지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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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6 [15:4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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