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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시골 그리고 사람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학원 대표   기사입력  2019/11/27 [16:52]
▲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학원 대표   

"전학 오면 집을 공짜로 드립니다." 한 시골 학교가 내놓은 파격 제안이다. 현재 전교생이 27명인 전남 화순군 산골짜기에 있는 한 초등학교가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학교통폐합 정책으로 화순 북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 이야기다. 이 학교는 내년에 6학년 10명이 졸업하면 신입생 2명이 들어오더라도 전교생은 고작 19명뿐이다. 학생이 줄어드는 상황을 고민하던 끝에 학교가 이러한 제안을 내놓은 배경이란다. 관사 부지에 두 가족이 살 수 있는 주택을 지어 전학 온 학생 가족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이 소식이 사회관계망(SNS)을 타게 되면서 전국에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단다. 학생 수 감소는 비단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농ㆍ산ㆍ어촌지역 대부분 시골 학교가 처한 현실이다. 교육열이 남다른 우리나라 현실에서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를 그대로 방치하다시피 한 교육여건이 불러온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시골학교라고 시냇가서 천렵놀이하고 콩, 보리 구워먹던 정겹던 모습은 옛말이다. 이제 웬만한 시골엔 학원도 있고, 학습지 선생님으로부터 방문 수업도 받을 수 있고, 심지어 그룹 과외도 가능하다.


인터넷 환경이 좋아져 게임(PC)방도 생겼고, 엘티이(LTE) 전파도 빵빵해서 실시간 인터넷 게임도 문제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골아이들의 도농격차는 여전하고 차별 아닌 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1960년대 산업화 이후 농촌 인구가 도시로 몰리게 되면서, 지금까지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15년 동안 농촌의 인구는 36% 감소하였다. 농가인구수는 242만 명, 농가인구 비율 4.7%의 통계수치로 지금 농촌의 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16곳이 인구가 3만 명을 밑돌면서 향후 30년 내로 전국 288개 시ㆍ군ㆍ구 중 84곳과 3천400개 읍ㆍ면ㆍ동 중 1천383곳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농촌 인구문제는 청장년층 인구가 빠져나가며 유소년 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그 여파로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특히 농ㆍ산ㆍ어촌지역 결혼 연령층 성비 불균형에 따른 다문화가정 증가로 언어, 문화차이 등 새로 풀어야할 산적한 과제도 생겼다. 농촌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은 전국적으로 2020학년도를 기점으로 향후 2년 사이 학령인구가 11만 2천여 명 이상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2020학년도 대입을 치룬 고3 학생 수는 51만 241명인데, 이는 2019년 대비 6만 420명 줄어든 약 11%에 달한다.


2021년에는 5만 2567명이 줄어 45만 7674명으로 급속하게 학령인구가 감소한다는 예측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공서를 새 건물로 바꾸었거나 바꾸는데 만 몰두 한다는 느낌이 든다. 인구 절벽을 막겠다며 출산장려금 몇 푼 지원하겠다는 정책만 가지고선 언감생심으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다는 좋은 취지로 지방에 혁신도시를 건설하였다. 이마져도 대도시집중현상 일명 `빨대효과`로 그 빛이 꺼져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도농 간의 소득격차는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다만 경제적인 불평등이 학력, 건강, 교양 불평등으로 옮아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다.

 

예컨대 사회가 구멍난 가정을 메워줄 수 있어야 한다. 사회문제의 대부분은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은 곳부터 고질적인 문제인 채로 그 속성을 드러내곤 한다. 우리는 균형 잡힌 삶의 태도와 문화적 소양을 습득할 수 있도록 예술 감상과 문화체험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가볍게 치부하고 넘겼던 문화예술교육과 문화생활을 여가시간활용의 관점으로만 바라보아선 아니 될 것이다. 시골마을 어귀 느티나무아래서도 클래식이 울려 퍼지게 해야 한다. 대도시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나 공연을 시시때때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눈만 뜨면 일과 문화가 균형을 이루는 살맛을 살려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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