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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가격표시제, 전국으로 확대돼야
 
장흥섭 경북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9/11/28 [15:42]
▲ 장흥섭 경북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다보면 몇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원산지는 어디일까", "어떤 상점에서 물건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까". 특히 흥정을 통해 가격을 깎거나 덤으로 물건을 조금 더 받는 일이 생기면 이러한 궁금증이 더 커진다. 가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워서 생긴 궁금증이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사이트는 가격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어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심지어는 가격 비교나 구매 후기와 같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소비자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전통시장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달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의 왕성했던 전통시장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상인과 고객 사이에서 밀고 당기는 `가격 흥정`과 물건을 더 얹어 가는 `덤`이라는 문화가 있었다. 이는 전통시장만이 지닌 고유한 재미와 미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세대가 바뀌고 시대가 달라졌다.

 

요즘 전통시장은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기존의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편리하고 쾌적한 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한 경우가 많다. 물리적인 변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통시장 안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비패턴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고객들이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가격이나 원산지에 관련된 정보를 세밀하게 살펴본다. 정확한 가격정보를 제시하지 않거나 원산지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실제로 고객들은 구입을 주저한다. 

 

젊은 고객층일수록 더욱 그렇다. 가격이나 원산지 정보를 직접 물어보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일일이 물어보는 것도 번거롭다. 게다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간편결제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제로페이`와 같은 새로운 결제 서비스에 대한 니즈도 높다. 고객 편의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점도 전통시장이 넘어야할 산이다.

 

결국 가격표시제 운영이나 제로페이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편의성ㆍ간편성을 충족해 지속적으로 방문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요즘 잘 나간다는 전통시장의 모습을 살펴보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이 대표적이다. 망원시장이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은 `가격표시제` 덕분이다. 망원시장의 전 점포는 품명, 가격,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격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반찬, 채소, 과일, 각종 농산물과 수산물 등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한 가격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수시로 바뀌는 채소 등 신선식품의 경우에도 새로운 가격 정보를 반영해 표기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가격표시제를 통해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은 상인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생기고, 나아가 전통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향상돼 활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가격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매출은 그렇지 않은 전통시장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영월종합시장, 울진바지게시장, 군포산본시장은 각각 92.3%, 81.7%, 92.2%가 가격표시제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 내 가게 매출이 5~10%가량 늘어났다는 통계 결과도 있다. 가격에 대한 정보가 정확히 고지됨으로써 고객과 상인 간 신뢰도가 높아지고 고객의 불만이 줄어들어 결국 매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지원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통시장에 대한 고객 신뢰도 확보를 위해 가격표시 활성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올해 100곳을 시작으로 매년 200곳씩 확대해 2021년까지 500개까지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전통시장 가격표시제는 고객의 알 권리를 제공하고 고객 신뢰를 구축해 전통시장의 인식 개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측면에서 가격표시제를 시행하지 않는 전통시장은 개선을 유도하고 가격표시제가 정착된 우수사례를 널리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향후 전국 모든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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