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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재 양성, 실패에 대한 관점부터 바꿔야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기사입력  2019/12/12 [17:03]
▲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다국적 기업에서 성공한 한 리더가 인터뷰 기사에서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두려워한다면 빠른 실패를 경험하라"고 조언했다. 가능하다면 실패를 피하고 싶어 하는 요즘 세태와 달리 이처럼 실패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세계 유수 기업들은 실패를 극복한 사람을 요직에 채용한다. 이쯤에서 실패란 어떤 의미를 지니며 우리는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실패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느냐하는 명제가 나타난다. 실패란 의도한 목표와 다른 결과가 도출된 상태를 의미하며 현재의 지식, 인지구조,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삶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는 것은 필연적이며 급속한 변화와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미래사회에는 기존의 지식과 관점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로 인해 실패를 경험하는 일이 더 잦아질 것이다. 이러한 실패를 극복하고 포기하지 않으며 오랜 기간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능력은 미래인재가 갖추어야 할 필수역량이며 혁신사회의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나은 개인과 사회로 성장하기 위해 실패가 가져다주는 유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습과 인간발달에 관한 이론들은 실패를 통한 학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려준다. 미국 하버드 대학 로버트 키건 교수는 기존의 관점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나 난관에 부딪혔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찰능력이 길러지고 인간의 자아와 의식이 발달돼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능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흔히 교과서 혹은 책을 통한 지식습득만을 학습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학습의 일부분이며 수동적인 방식의 학습이라는 것이다. 반면 실제 문제에 직면하여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은 적극적인 학습과정이며 이를 통해 체화된 지식과 역량은 유사한 상황뿐만 아니라 심지어 전혀 다른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적용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더불어 실패를 극복하는 경험은 회복탄력성을 증진하여 끊임없이 도전하고 기대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파한다. 또한 실패로부터의 학습은 창의성을 향상시킨다. 창의성에 관한 연구들은 창의성이 성공경험에 의해 개발되기보다는 오히려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함으로써 개발됨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실패를 통한 학습을 촉진하기 위해 어떤 교육적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경험을 촉진하고 일상에서의 경험 또한 학습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우리의 교육은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교사의 주도로 지식을 전달하는 구조로 이행된다. 이러한 학습은 효율성은 높지만 효과적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은 실제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실패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어야 한다.

 

또 학생들이 학교가 아닌 다른 삶의 공간에서 경험한 문제와 실패도 학습의 소재로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학교와 교사는 심리적인 안전감을 부여하는 학습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엉뚱한 질문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혹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밝히더라도 이것은 학습 과정으로 인식될 뿐 자신의 능력이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말한다. 

 

즉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상황에서는 자신의 실패에 대해 타인의 반응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실패가 학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많은 경우가 수치심, 자책감,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실패에 수반되는 부정적인 감정 때문임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부정적인 정서를 수용해줄 수 있는 학습문화가 필요하다. 

 

셋째, 국가는 입시제도와 교육평가 방식의 변화를 통해 실패가 학습의 중요한 소재라는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현재 우리의 교육에서 평가와 입시제도는 변화를 위한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답을 잘 맞추는 인재를 선별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평가와 입시제도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우리는 사회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실행하는 것보다 정해진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격이 된다. 

 

문제풀이 연습과 정답찾기는 사회의 문제해결과는 거리가 멀고 실패를 연습하고 극복하는 경험을 다룰 수 없다. 개인이 어떤 경험을 축적해왔고 실패를 통해 무엇을 학습하고 이를 성장으로 연결해왔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길러내는 바탕이 될 것이다.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이제는 실패에 대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실패가 학습의 소재이자 과정으로서 인식되고 실패가 주는 유익에 주목할 때 우리의 교육이 개인과 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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