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등진 채 낚싯대를 던지는 마부의 눈은 허공에 뜬 보름달 바다를 표류하는 저 고무공 하나도 몇 년을 고민했을까 낚싯대가 파도의 기세에 체념한 듯 휘어지지만,
공을 손에 쥔 그의 얼굴에는 회색 염분이 붙고 펜을 잡은 손끝이 죽어가고 있다 보름달이 뜬다 이유 없이 줄낚시를 던지고, 보름달을 보고 또 던지고 던지고,
구름 속에선 청어떼가 요동을 친다 찬바람이 북쪽에서부터 내려오고 보름달이 시들고, 가랑잎도 수없이 바다로 뛰어든다 이별의 예고란 장황하지 않아서 손끝으로 스며드는 그림자의 증축이란 걸 그도 안다
여물지 않는 해바라기들에게 공갈빵을 물리고 온 날이 걸렸을 뿐,
이 부분에서 자전적 소설은 끝이 나고, 바닷속에서 건초냄새가 피어올랐던 건 그 무렵이다.
몽골 게르촌에서 여장을 푼 적 있다. 그때 마부는 이곳을 탈출해서 낚시 놓고 사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이미 아이 아빠였지만 그는 달과 아침해를 향해 매일 빌었다고 했다. 이 이야기와 연관된 시 한 수가 생각나서 적는다. 너는 “뛰지 말고 걸어라 너의 천국이 그 종아리에 있으니” 이 시는 결국, 인간 존재에게 필요한 생명수는 급히 모은다고 모아지는 게 아니라서, 잘못되면 헛된 꿈이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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