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늘이 운다 바람이 운다 나무가 운다 풀잎이 운다
줄기는 좌로 눕고 잎은 우로 눕는다
물줄기 하늘로 솟는다 세상이 뒤집어진다.
(2) 핏빛 석양을 보며 `절규`하던 `뭉크`라면
몸도 가누기 힘든 이 광풍우狂風雨 속에서
공포를 흘끗 넘보는 희열도 그려낼까?
*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 : 노르웨이 화가. 금방이라도 피를 뚝뚝 떨어트릴 것 같은 석양을 보며 느낀 공포를 모티브로 1893년 대표작 `절규(THE SCREAM)`를 그렸다.
올해는 태풍이 잦다. 어느 태풍이 온 날, 꼭꼭 닫힌 창밖을 보고 섰다가 문득 그 속으로 가보고 싶었다. 공원에는 수억 개의 가지마다 수억 개의 이파리들이 제 각각의 방향으로 흩날리고 있었다. 그 사이로 빗줄기는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몸이 휘청거릴 때마다 머리털이 쭈뼛쭈뼛 서는 소름 끼치는 공포 속에서 희끗희끗 번득이는 희열을 느끼며, 문득 `뭉크`가 그렸다는 그림 `절규`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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