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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회> 그 뜨끈뜨끈한 사랑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1/12 [16:37]

이 세상에 와서 단 한 번도 리어카를 끌어본 적이 없는
나 오늘 기꺼이 연탄배달부가 되었네
리어카를 끌면서 달동네가 이렇게 높다는 것을
어깨하나 밀어 넣지 못할 골목들은 꼬불꼬불하다 것을
처음 알았네
연탄 한 장이 얼어붙은 가슴들을 따뜻하게 데핀다는 것도
따뜻해진 가슴에는 꽃이 핀다는 것도
열아홉 구멍만으로는 세상의 구멍들을 다 메울 수가 없어
손에서 손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주고받는 연탄 릴레이
여기서는 검은 것이 사랑이라네
구멍마다 불을 붙여 뜨겁게 달아올라 온전하게 자신을 내주는 연탄이
단 하룻밤을 뜨겁게 살다가는 것처럼
한 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놓치말라 하네 그 뜨끈뜨끈한 사랑

 


 

 

▲ 정성수 시인   

이제 연탄은 일반가정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시골 비닐하우스나 포장마차 등에서 볼수 있는 골동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배부른 사람들이다. 해마다 겨울이 오면 경제적인 이유로 추위에 떨면서 쪽방촌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이나 불우이웃들에게 연탄을 선물하는 것을 보면 아스라한 추억의 한 장면이 아니라 외진 우리들의 현실이다. 사랑나눔봉사활동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어 신문 등 매스컴에 올린 것을 보면 연탄 몇 장 준 사람들은 손가락들 `V`자로 펼치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연탄을 받은 사람은 기쁜 얼굴이 아니라 벌레 씹은 표정이다. 거기다가 나눔봉사활동 대표들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마음을 나눌 수 있어 뜻 깊었다`며 미담사례 홍보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성경말씀이 아니더라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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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12 [16:3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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