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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화ㆍ예술인의 도시로 가자
기사입력  2020/01/12 [18:10]   백인봉 한국생활연극협회 울산지회장
▲ 백인봉 한국생활연극협회 울산지회장  

공업화가 막 시작되는 시점에 나는 울산 장현동에서 태어났다. 그 당시 장현동 일대는 자연미 넘치는 촌락이었다. 맑은 물이 흐르는 동천강 언덕 들녘에 소를 풀어 놓고 물속에서 멱을 감거나 물고기를 잡다가 부드러운 모래사장에서 뛰어놀았다. 여름 내내 얼마나 재미나게 놀았으면 할머니께서 나를 `깜둥이`라 했을까. 유년 시절을 그렇게 보낸 탓인지 울산이 `공업도시`라는 별칭을 얻은 한 참 뒤에도 `자연 울산`을 잊지 못했다.

 

그래서 몇몇 친구와 작심한 것이 산업화속의 예술도시 울산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한 친구는 쥐꼬리만 한 월급을 쪼개서 작품 제작비에 보탰고, 또 어떤 친구는 가진 게 몸뚱이 뿐 이라며, 밤새 시내곳곳을 누비며 포스터를 불법 아닌 불법으로 붙이고 다녔다.

 

그러다가 당시엔 서슬 푸른 군사정권 시절이라, 가끔 오해 아닌 오해도 받았다. 그렇게 청년기에 다 같이 예술을 꽃피워 보자고 호주머니 쌈지 돈 탈탈 끌어 모아, 서로 위로하며 "미래는 분명 잘 될거야. 머언 미래에는 우리를 이해하고 알아 줄거야"하면서 버텼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 놈의 돈이 항상 문제였다. 살면서 버릴 수 없는, 어쩌면 죽는 그 순간까지 함께 가야할 동반자인거 같다고 생각한 건 그 보다 또 한참 뒤였다.

 

돈이 있어야 예술가로 인정받고, 사람이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예술인들이 처절하게 목숨을 바칠 듯이 혼심(魂心)을 다하고 있지만 그들의 생활은 날이 갈수록 고달프기만 하다. 다라고 믿는다. 얼마 전 어떤 통계를 봤더니 예술인 연봉이300~500만원 정도다. 할 말을 잃고 만다.

 

그런데 상위 2~3% 몇몇은 잘먹고 잘산다. 어쩌다 `갑질`도 한다. 언론에 대문짝하게 보도돼 ,예술인 전체 얼굴에 먹칠을 한 사건이 그렇다. 힘에 부쳐 권력에 빌붙어 살아남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 부류도 있다. 이러한 모양새들이 어쩌면 사회적 기현상이 아닐까도 싶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藝術을 政治에 접목시키려는 사람들을 양산한 게 아닐까. 예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90%이상의 예술가들이 빈곤층 아닌 빈곤층으로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예술혼은 이보다 치열하다.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고군분투 하는가. 재정적 이 아닌 작품 질로 평가받기 위해서다. 실제로 재정적 지원은 비약하기 짝이 없다. 현실에 맞도록 지원하는 게 아니라 어린 아이들에 떡고물 주듯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문화예술인 단체들이 무슨 구걸하는 단체로 변해버린 세태에 그저 슬플 수밖에 없다.

 

현장 예술인들을 그저 우는 아이 달래는 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 현 문화시책은 어떤가. 언론 방송매체도 마찬가지다. 문화예술인 단체에 비하면 몇십 배,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을 받으며 울산의 문화행사들을 주최하고 있다. 본질이야 어떻든 삶이 아름다운 울산이었으면 한다. 어릴 적 뛰어놀던 그런 낭만의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리고 주최자 취향에 맞춰야할 뿐이다. 창조적 문화예술인이 갑이 돼야하는데 현재 모든 면에서 을이다.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하면 갑이 나무란다, 그리고 펜으로 때린다. 그럼에도 어디 한군데 하소연할 곳이 없다. 옛날부터 배 고팠던 친구들이 모여 몇십년 전에 했던 꿈같은 얘기를 다시 늘어놓는 것도 어쩌면 그 때문일지 모른다, "내고향 울산에 아직도 미래가 있다"고 말이다.

 

2020년 새해 첫달이 시작되었다. 올 한해도 무수한 창작품들이 선보여질 것이다. 예술인은 항상 영혼이 살아있다. 올해만큼은 甲이 되어 내 고향 울산을 위해 신명나게 한마당 펼쳐보자. 내고향 울산. 그래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여건도 좋아지고 사회적 기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연기ㆍ미술 학원도 많이 생기고, 젊은 예술학도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또 올해부터 울산문화 재단이 예술인들에게 사업지원도 해주고,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市에서 보조도 해준단다. 하지만 이넌 지원을 정치적으로 풀지 말고, 진정 예술복지정책을 위해 좀 내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이 겨울 울산 문화예술인들은 여전히 춥다. 속으로 파고 들어가면 실상은 너무 허무하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돈이 있어야 예술도 하고, 허기진 마음도 달래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도 `예술 합네` 하면서 부지런히 돈 벌러 다닌다. 내 고향 울산이 `공업도시`로 못 박히는 건 싫다. 어릴 적 동천강물은 어떻게 할 건가, 새해 문화도시 울산을 실현시켜 보자며 지금도 예술의 현장 속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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