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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 열풍에서 보는 사회 현상
 
홍종오 영화감독 울산영화인협회 회장   기사입력  2020/01/15 [16:19]
▲ 홍종오 영화감독 울산영화인협회 회장  

2019년 10월. 전 세계는 영화 `조커(Joker)`의 열풍에 휩싸였다. 세계 영화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상영등급 R등급(15세~청소년 관람불가)임에도 북미 박스오피스 약 3억3천만 달러, 전 세계 10억6천3백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제작비 대비 16배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520만명 넘게 관람하는 이변을 연출하였다.

 

`제76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쾌거 속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등 6개 부분에 오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등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최다 노미네이션 기록을 세웠다. 영화 조커는 단순히 영화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넘어 하나의 사회 현상처럼 전 세계적인 조커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커 신드롬`으로 까지 불리는 이 현상은 영화 속 배경과 현실의 우리 사회가 어쩌면 닮았기 때문은 아닐까. 영화는 시작과 함께 대공황 시대를 연상하는 1980년 고담시를 스케치한다. 고담시의 재정은 바닥을 드러내고, 빈부격차는 극심하며 가난한 시민들의 분노는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치안에 구멍이 생겨 시민들은 보호 받지 못하고, 환경미화원 모두가 파업에 돌입한 나머지 거리엔 쓰레기봉투가 산처럼 쌓이고 커다란 쥐가 들끓는다. 고담시의 사람들은 모두 늘 화가 나 있다. 그리고 그 분노는 곧바로 부자들을 향한다. 비록 정신 장애를 안고 있지만 주인공 `아서`에게도 꿈이 있었다. 사람들 앞에 서서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항상 노트에 필기를 하며 웃음 소재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드디어 유명 스탠딩 코메디 클럽에 설 수 있었다. 첫무대. 그러나 예의 그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그 웃음은 사람들에게 비웃음만 주며 쫓겨나고 만다. 친모라고 생각했던 어머니가 자신을 입양했다는 사실, 고담시의 잘나가는 부자인 토마스 웨인을 아버지라고 믿고 싶었으나 그 마저도 사실과는 다른 현실 앞에서 아서는 좌절한다. 그렇게 그의 분노는 시작된다. `아서`는 전철에서 그를 놀리던 세 남자를 권총으로 쏴 죽이며, 그동안 꽁꽁 봉인되었던 사회와 이웃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다. 이제부터 아서는 조커가 된다.


영화 조커의 감독 `토드 필립스`는 인터뷰에서 `조커`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 사회의 공감 능력 부족"이라 말하며,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오마주 형식을 빌려 비인간적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표현하였다. "난 내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개 같은 코미디였어." 영화 조커에 나오는 명대사로, 주인공 조커가 병상의 어머니를 살해하며 원망하듯 내뱉은 이 대사는 찰리 채플린이 남긴 명언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를 조커 식으로 변형한 표현이다.

 

17세기 혼돈의 시기에 "사람들은 무질서, 무정부 상태보다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질서를 선호한다"며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홉스`가 주장한 근대국가가 탄생한지도 400년이 흘렀다. 이러한 사회 체제를 영화에서 조커는 비판하고 있다. "질서는 누가 정하고 누구에게 정하는지" "질서는 너희 기득권이 정한 것이고, 나는 무질서를 선호 한다". 또한 "언제 웃어야 하는지도 당신들이 정하는 것이 아니냐? 국가가 주는 질서가 기득권층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대사를 통해서 하류사회는 여전히 비참하고 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화 후반 조커가 보여주는 광기를 같은 현상이라도 기득권층의 시선에서는 `반 사회적 폭동`이지만, 조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억압된 삶으로부터의 탈출`로서 기득권층이 웃을 때, 조커의 공허한 웃음이 약자들의 웃음을 대변하여 카타르시스를 줬기 때문에 더 동질감을 느낀 게 한다. 지금 우리 시대에 조커에 열광하는 이들의 분노를 잠재워줄 그 무엇도 보이지 않음이 안타깝다.

 

`아서`가 `조커`로 변해가는 감정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까닭은 현재 사회가 고담과 닮았으며, 우리가 고담 시민과 일면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이제 평범한 누구라도 `아서`가 `조커`가 되기지 말라는 법은 없어 보인다. 영화 `조커`의 흥행으로 2편이 제작될 것이라 한다. 기대가 되지만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 영화 조커의 분노가 2편 3편을 넘어 장기 흥행 시리즈로 계속 제작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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