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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회> 약속은 없었지만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1/19 [16:16]

사랑의 징표하나 나눠가지지 않았다
군대에 가면서
삼 년 후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없었다
첫눈 내리던 날 처음 만난
그 돌다방에서
첫눈 내리면 기다리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길을 가다가 문득
뒤돌아보는 것은
스쳐가는 얼굴이 꼭 너를 닮은 까닭이다
우리 약속은 없었지만
저녁노을이 내려앉을 때까지
너를 생각하다가 하루해를 묻는 것은
이 세상 어느 길가에서
너와 내가 다시 만날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네가
자리 잡고 있는 동안
우리 사랑은 영원히 유효한 것이다

 


 

 

▲ 정성수 시인    

오겠다는 날에 사랑은 오지 않았다. 신작로를 바라보던 나의 귀에서는 사랑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그때가 내 나이 열아홉이었다. 사랑은 약속처럼 오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자 절망감이 앞섰다. 봄이 오면 벚꽃이 피고 봄바람에 하얀 꽃비가 내리는 날엔 사랑이 보고 싶었다. 흰 눈이 내려 나무마다 흰 꽃이 피면 오지 않는 사랑이 원망스러웠다. 세월이 가는 동안 수염은 구둣솔처럼 자랐다. 가슴속에서는 언젠가는 내 사랑이 오겠지 하는 생각이 웃자랐다. 주고받은 약속은 없었지만 사랑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사랑이 말없이 찾아올 것 같기 때문이었다. 강가 저녁노을을 바라보면서도 슬프거나 외롭지 않은 것은 사노라면 언젠가 사랑이 등 뒤에서 부를 것 같은 믿음 때문이었다. 약속은 입으로 하는 것이지만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고 사랑은 말하고 있었다. 꽃피는 열아홉 살은 사랑에 허기진 날이자 우울한 날들이었다. 젊은 혈기만 먹고는 못 사는 나이 열아홉 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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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19 [16:1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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