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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속의 뼈
 
서화성 시인   기사입력  2020/02/13 [16:45]

말속에 표정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놀란 적이 있었지
그게 말이야, 차갑고 간질거리는 게 있어서 그래
누구는 며칠 동안 앓아눕기도 한다지

그 속에 고름의 색깔은 뿌옇고 때로는 뻘겋고
상처가 아무는 시기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소리지
다음 날 아침, 굳은 빵을 한입 베어먹는데 
왈칵 눈물을 쏟을 뻔했어
한 번 더 먹으면 괜찮겠지, 하고
어금니까지 힘껏 다물고 먹었지만
금방이라도 쏟을 것 같아 다시 어금니를 깨물었지
그날은 정말 큰일 날 뻔했어
다음 날 아침, 오픈한 가게에서
떡 봉지를 몰래 숨기고 맨 뒤에서 걷고 있었지
호주머니 깊숙이 넣고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속이 편하다는 누룽지를 보글보글 끓일 때
가끔은 말이 다른 친구가 전화를 했을 때
말을 가지고 노는 수다쟁이처럼
오늘은 무슨 말부터 시작하지
침묵이 말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부터 취미가 사라지고 있었어
바퀴가 바람에 빠지듯이 서러워서일까
빵 하나 먹고 나니 눈물이 바닥에 흥건해졌어
그놈의 말 때문에 말이야,

 


 

 

▲ 서화성 시인  

말 한마디에 사람은 상처를 받거나 인생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만큼 말의 힘은 대단하다. 그 말을 믿고 한 발짝 양보하는 힘도 필요하다. 사람과 함께하는 세상, 말속에 뼈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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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2/13 [16: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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