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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회> 담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2/16 [16:03]

저쪽에 뭐가 있을까 궁금한 것이다
담이 있어
더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다
때로는 감추기 위해서 때로는 지키기 위해서
너와 나 사이에 있는
이쪽에 있는 사람은 안쪽이 궁금하고
저쪽에 있는 사람은 감춰도 항상 불안한

 

담이 없다면 속 보이겠지
속을 다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은 담이 있기 때문이지
장독대 뒤에서 목욕하는 누나들을
담 너머로 보다가 물세례를 받았던 것도
다 담이 있었기 때문이야

 

알고 있지
전단지 몇 장을 등에 붙이고 돌아서서 훌쩍이는 게
담이라는 것을
그렇다고 벽돌담은 되지 말자
쌓기는 쉬어도 헐기는 어려운 너와 나의 경계인
가슴 없는 담벼락은 되지 말자
소통의 길을 닫고 안으로 캄캄한 그런

 


 

 

▲ 정성수 시인   

담장은 주로 외부환경으로부터 방어 및 시각적 차단의 기능을 갖고 있다. 건축물의 일부로 특정지역을 둘러막는 구조물이면서 주택에서는 한 가족의 안녕과 질서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단절된 관계를 의미하는 거창한 담장들은 그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두려운 일이 얼마나 많은지 고압선을 가설하고 경보 장치까지 설치한 집들이 한둘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녹화 장치를 설치한 곳도 있다. 그런 담장은 복잡한 도심지에서 시각 차단과 답답함을 불러일으키는 위해 요소로 인식하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담장 허물기 운동이 전개되면서 관공서는 물론 주택, 학교 및 의료시설, 종교시설, 상업시설 등이 담을 허물어 이웃을 하나로 묶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밤이면 벤치는 술 취한 사람들의 침실로 변하고 신문지와 담배꽁초는 여기저기에 나뒹군다. 화장실은 음식물 쓰레기로 넘쳐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시민들의 부족한 휴식 공간과 푸른 숲속 도시 건설을 위해 담장 허물기 운동을 계속 확대되어야 한다. 이에 못지않게 시설물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선진 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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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2/16 [16:0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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