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성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이인) 대표

2600년 전 리디아라는 나라에 크로이소스왕이 살았.(리디아는 지금의 터키에 속하는 지역이다) 리디아는 최초로 금화와 은화를 주조해서 사용한 민족으로 막대한 부를 만들어 내었고, 당시 크로이소스왕은 주변의 많은 나라들을 복속시키며 번영의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이러한 리디아의 수도였던 사르데이스에 아테네 현자였던 솔론이 방문하였다. 이웃나라의 현자가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크로이소스왕은 그를 궁전으로 불렀다. 그리고는 자신의 수많은 보물창고를 보여주며 그의 막대한 부를 자랑하였다.

크로이소스왕은 솔론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던진다. "아테네의 현자여. 당신은 많은 나라를 방문하였다 들었소. 그대가 볼 때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크로이소스왕은 당연히 가장 많은 부와 힘을 가진 자신을 말할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솔론을 처다 보았다.

"전하. 아테네의 텔로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는 번성한 도시에 살며, 자식들도 훌륭했고, 자손들도 텔로스 보다 먼저 죽은자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텔로스는 그의 나라가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전장에서 명예롭게 죽었습니다." 크로이소스왕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역력했다. 다시 물었다. "그럼 두 번째로 행복한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시오?"

솔론은 다시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다음으로는 클레오비스와 비톤이라는 형제입니다. 형제들의 어머니가 헤라축제가 열려 급히 떠나야 할 때, 마침 타고 갈 소달구지의 소들이 들판에 나가 있었지요. 시간이 촉박해지자 두 아들들은 직접 어머니를 수레에 태우고 8KM의 거리를 뛰었습니다.

어머니를 제시간에 모셔다드린 두 아들들을 보고 축제에 모인 사람들은 환호를 했습니다. 그렇게 지친 몸을 누워 쉬다가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죽었는데, 바로 이 두 젊은이가 두 번째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크로이소스는 이제 화가 났다. 나처럼 부유하고, 강대한 나라의 왕이 어떻게 저런 평범한자들보다 못하단 말인가. 솔론이 왕을 향해 말한다. "인간의 수명이 일흔 까지면 26,250일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중에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날은 단 하루도 없지요. 결국 인간은 우연이라는 시간의 산물입니다. 지금의 행복은 단지 운이 좋아 부유하고, 강대할 뿐, 죽기 전까지 불행이 어떻게 찾아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저는 왕께서 행복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왕이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 크로이소스왕에게 비극이 일어났다. 자신이 가장 총애하는 아들이 사냥에 나가 빗나간 창을 맞아 사망하게 된 것이다.

또한 자식을 잃은 슬픔속에서 강력한 이웃나라인 페르시아와 전쟁을 치루며 결국 전쟁에서 지고, 적에게 사로잡힌다.  `인생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행복이 항상 그러하지 않고, 지금의 고난도 항상 그러하지 않다. 크로이소스왕은 자신의 부유함과 막강한 권력에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것을 당대의 현자에게 확인받고 싶었다. 부유한 것이 행복인가?  부유하다는 상황은 단지 지금의 운일 뿐이다. 남은 생애동안 당신의 재산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부유해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 행복을 남에게 확인받아야 하는가? 행복을 남에게 확인 받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지금 내가 공허함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크로이소스처럼 착각한다. 돈이라는 물질이 행복이라는 감정의 근원일것이라고. 결국 행복한 사람인가 확인 받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솔론은 답하고 있다. 기다려라. 너의 마지막때, 한 모금 숨이 물을 것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그대여 그때 대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