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말은 갈기로 운다
죽은 말이 달려온다 쉼 없이 달려가는 사얀산맥처럼 달려온다 지축이 울린다 죽음 속 싱싱한 울음처럼 울린다
생전에 서서 잤던 말은 잠 속에서도 달렸고 죽음 속에서도 달린다
모린호르 모린호르
죽은 말은 갈기로 운다
달리고 달려와 밤의 허파 같은 달을 넘어 잠들지 못하는 죽지 못하는 내 귓속에 긴 숨을 불어넣는다 단내 나는 숨을 부려 놓는다
떼로 있어도 늘 홀로였던 말
죽은 말이 한 사람을 껴안고 오래 오래 달리고 있다 오래 오래 울고 있다
모린호르는 마두금. 말총의 현, 가죽의 울림통, 말머리 조각 장식이 되어 있는 악기이다. 마두금에 얽힌 전설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마두금 소리는 슬프다. 두 줄밖에 없는 악기가 내는 다양한 소리 속에는 몽골의 바람소리, 빗소리, 울음소리, 구름소리등이 들어가 있다. 활로 현을 켠다기 보다 주자의 늑골을 긁어내는 소리라는 느낌이 든다. 모린호르를 가슴에 안고 켤 때 악기 또한 그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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