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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이야기와 울산
기사입력  2020/03/25 [16:01]   박치현 공학박사
▲ 박치현 공학박사    

우리나라에서 《백경(白鯨)》이란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는 책은 1851년 발표된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을 번역한 것이다. "나를 이스마엘이라 불러주오" 소설의 첫 소절이다. 이 청년은 포경선 피쿼드호를 타게 된다. 그 배의 선장인 에이허브는 불타 있었다. 자기 다리 하나를 잘라 간 모비딕이라는 거대한 흰 향유고래를 찾고 있었다. 에이허브는 천신만고 끝에 이 고래를 추적해 직접 작살을 꽂았으나 그 작살 줄에 온몸이 감겨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이 소설은 발표 당시에는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해 1891년 작가가 사망하자 절판되었다. 이 소설이 쓰일 당시는 포경업이 절정에 이른 시기였다. 산업혁명의 본격화로 윤활유용 고래기름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구약성경에 요나는 앗시리아의 최대 도시 니느웨로 가서 회개시키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도 배를 타고 다르싯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하지만 바다에 큰 폭풍이 일었다. 배는 침몰 위기에 처했다. 선원들은 요나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그를 바다로 내던졌다. 하느님은 `큰 물고기`를 시켜 요나를 삼키게 했다, 그는 사흘 낮과 밤을 그 물고기 배 속에 있었다. 요나를 삼킨 `큰 물고기`는 고래로 추정된다. 지구상에 사람을 통째로 삼킬 만한 크기의 `어류`는 고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래 `경(鯨)`자를 보면 `물고기(魚)`에 `서울(京)`이 붙어 있다. `물고기 대장`이란 뜻이 아닐까? 고래의 영어 단어 `웨일(whale)`의 어원도 `큰 물고기`를 뜻한다. 2007년 고래 한 마리가 길을 잃고 런던의 템스강을 40마일가량 거슬러 올라와 죽었다. 조사 결과 고래의 사망원인은 `관절염`으로 밝혀졌다. `포유류`란 증거다.

 

일본의 포경업은 1930년대 증기기관 포경선이 출현하면서 크게 발전했다. `사냥` 장소를 남극까지 확대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인들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은 고래 고기였다. 전후 1940년대 후반에 큰 기근으로 기아 위기에 빠진 이들을 구출한 것은 남극에서 잡아온 고래 고기였다.

 

하지만 남획으로 고래가 멸종 위기에 처하자 1946년 출범한 국제포경위원회(IWC)가 1986년부터 고래잡이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면서 일본인들의 식탁에서도 고래 고기가 사라졌다. 그러나 일본은 IWC를 탈퇴하고 조사를 가장해 사실상 상업적 포경을 재개했다. 고래 고기 맛을 잊지 못해서였을 것이다. 우리도 일본 못지않게 고래 고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불법포획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총선을 앞두고 `고래`가 또 등장할 것 같다. 지난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울산에 내려간 직원들은 `고래 고기` 때문에 그랬다고 청와대는 항변했다. 불법 포획이 의심되는 고래 고기를 현지 검찰이 업자에게 돌려주며 생긴 문제를 조사하러 갔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놓고 `청와대의 울산지방 선거 개입`으로 보는 검찰과 여당의 `정치 검찰`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결사항전을 각오한 양측의 대립은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를 연상케 했다.

 

그런데 코로나19사태가 터지면서 `고래 공방`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허파 호흡을 하는 고래는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죽지만 `고래 공방`은 그렇지가 않다. 당사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미래통합당 후보로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고래 고기 사건은 또 등장할 것이다. 조금 있으면 울산은 `고래 도시`로 주목을 받는다.

 

고래 고기 사건이 아니라 진짜 고래가 등장한다. 울산 앞바다에 돌고래의 행진이 시작되는 시기는 4월에서 9월 사이에 절정을 이룬다. 다. 먹이를 찾아 해류를 따라 다니는 돌고래 떼가 이 때 울산과 포항 앞바다에 대거 출현한다. 돌고래는 무리를 지어 다닌다. 적게는 수십마리에서 많게는 수천마리가 떼를 지어 바다를  유영한다.

 

최근 동해안에서 돌고래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울산가스전 부근 해상이다. 한여름이 절정이다. 이 시기에는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참치(참치는 참다랑어와 가다랑어가 있는데 울산에 오는 참치는 가다랑어)가 울산 가스전 해상으로 온다. 이 참치를 잡아먹으려고 돌고래가 떼를 지어 몰려든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곳이라서 안타깝다. 다시 고래 고기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선거쟁점이기도 하지만 예상 밖의 수확을 얻기도 했다. 불법포획이 눈에 띄게 줄었다. 고래 고기를 두고 검찰과 경찰이 첨예한 대립을 벌이자 해경이 바짝 긴장했다. 단속이 강화됐고 불법포획 업자들도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몸을 숨겼다.

 

불법포획 대상으로 수난을 겪는 밍크고래가 요즘 울산과 포항 앞바다에서 종종 목격된다고 한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밍크고래의 불법 포획은 일단 중단됐다. 그러나 장생포 고래 고기 집은 고래 고기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고래 고기집을 30년 째 운영해 오고 있는 A씨는 "이런 고래 고기 품귀현상은 처음 겪는 일이다. 고기가 없어 장사를 못할 지경이다. 코로나19사태로 손님의 발길이 끊겨 다행인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울산의 고래 이야기는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래도시 울산의 고래 이야기는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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