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날고 싶어 새들에게 가지를 내어주고
항구는 바다로 가고 싶어 배들에게 길을 내어준다
너에게 가는 일도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지 않고서는 한 걸음도 옮길 수 없지 않던가
지금의 나 또한 다른 누군가의 내어줌 때문에 있는 것이 아니던가
새들에게 가지를 내어주는 일로 나무는 더 멀리 날아가고
배들에게 길을 내어주는 일로 항구는 바다를 얻는다
내어줌으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함으로 세상은 좀 더 살만한 곳으로 한 발 더 나아간다
내어주는 일은 한계를 넘어서 더 멀리 나아가는 일
나무는 날마다 새들에게 가지를 내어주고
새들이 날아간 하늘만큼 넓어져 있다
공생이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함께 살아가는 일.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이들이 나를 위해 시간과 마음을 내주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 또한 다른 이들을 위해 나의 가지를 내어주고 싶다. 시를 쓴다는 것도 새들에게 가지 하나를 내어주는 일과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다 보면 이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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