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공급 과잉이다 못해 저장할 공간이 모자랄 지경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초 50~60달러대를 나타내던 국제유가는 20달러대로 60%가깝게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출구 없는 유가전쟁 중이다. 양국은 공급 경쟁에 나서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유를 실은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이 목적지 없이 바다 위를 떠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사우디 관계자는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행선지가 없는 상태로 (페르시아만의 사우디 항구에) 있다"고 말했다.
1월 하루 980만배럴을 생산하던 사우디는 이달부터 1230만배럴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이번 생산 증대는 사우디의 시장 지배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WSJ은 전했다.
원유 저장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주 글로벌 오일 재고는 2월초 대비 8900만배럴 늘었다. 원유 시장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2017년 초 이후 최대 과잉 공급 상태다.
컨설팅 회사 라이스타드는 이달 하루 평균 2500만배럴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 생산력의 2배가 넘는 규모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석유시장의 평화를 중재하겠다는 다른 나라의 접근을 거절했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국인 알제리가 시장 상황을 논의하자며 만남을 제안했지만 사우디는 반대 의견을 냈다. 미국을 포함한 3국이 대화하자는 러시아의 제안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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