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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어둠
 
김황흠 시인   기사입력  2020/04/06 [16:58]

담벼락 아래 풀이 무성하다
빳빳하게 날이 선 초록 검,
바람이 지나가는 동안
옥수수처럼 마른 몸에 딱딱한 흙덩이 낀 호미들
돌이 얹어진 장독
흙벽에 기대어 삭아가는 삽자루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동네 산등성이 아카시아 나무가 이고 진
몇 개의 까치 집,
한번 깃든 집은 버린다는데
유령 지번을 단 문패
살아 온 것이 꿈같은 건지
숲에서 들리는 바람소리 마당을 휘젓고
등 없는 집을 쓰다듬다보면
눅눅한 어둠이 내리고
풀벌레 소리에  젖는 달빛은
마당에 동그라미를 그린다
마음이 촉촉하게 젖는다

 


 

 

▲ 김황흠 시인  

고요로 채워진 마당을 본다. 체온을 잃는 빈집 마당,  여름이면 무성하게 날선 풀이 쟁강쟁강 햇살에 불꽃 틘다 . 생명의 온기가 사라진 집 주변으로 벌어지는 풍경들. 한때는 긴요했을 농기구들이 쓸모를 잃고 만다. 풀벌레 소리에 젖은 달빛은 마당에 그리움을 그린다. 거기에 젖는 마음 한 자락은 경황없이 살아가면서 놓치는 마음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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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06 [16:5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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