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서, 네가 있어야 하니까, 나는 있을 수가 없어. 그래서 지옥이야, 즐거운 지옥이야. 너의 말이 아니라, 너의 어조를 읽어야 하니까, 너의 손짓을 알아야 하니까, 지옥이야, 즐거운 지옥이야. 네가 있어서, 네가 있어야 하니까, 나는 자부심을 가질 수가 없어. 네가 있을 자리가 있어야 하니까, 나를 죽여야 해. 그러니까 지옥이야. 그러니까 즐거운 지옥이야.
2014년 어느 늦은 봄날 저녁, 가천대학교 학부생들인 정민찬 그리고 최덕환 제군들과의 대화를 한 뒤에 얻은 시. 6번째 시집의 제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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