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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지나보지 못한 길
 
박정관 굿뉴스 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20/05/25 [17:39]
▲ 박정관 굿뉴스 울산 편집장   

지난 주말 저녁 태화강국가정원 앞 도로를 지나게 되었다. 운전을 하면서 슬쩍 곁눈질로 강변을 바라보니 활짝 핀 작약과 수레국화 양귀비 등이 내 뿜는 꽃향기 사이로 수많은 인파가 떠밀리고 있었다. 노을빛 물들어가는 강변에 몰려든 사람들은 그동안 격리생활에서의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껏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유채꽃 구경 오는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해 지자체들마다 꽃밭을 트랙터로 갈아엎곤 했는데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우리네 일상이 이렇게 이어질 줄이야.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간절곶을 찾아 탁 트인 광장에 모인 많은 나들이객들이 삼삼오오 자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에 더해 수많은 연들이 창공에 나부끼고 있었다. 20여 개의 연들이 하늘을 휘젓는 모습을 보면서 `자유`라는 말의 의미를 곱씹어 봤다.


`코로나 19`는 예고도 없는 거친 습격을 통해 지구촌에 자신의 존재를 명백하게 드러냈고, 강력한 감염력과 전파력으로 인간들 사이에 `군림`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TV에 태풍이나 지진, 기근이나 국지전에 대한 뉴스속보가 떠도 애써 해당지역의 국한된 사건으로 치부하곤 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하루아침에 공통분모로 자리 잡았다.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가 시작됐다는 뉴스에 무덤덤하던 사람들이 대구에서 대규모로 전염병이 퍼지자 화들짝 놀랐다.

 

이후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이 지구촌에 전파돼 유명세를 떨치는 전염병 상황을 매일 건강일지를 체크하듯 들여다보게 되었다. 영화나 소설 속에나 있을 법한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펼쳐지자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일어난 전쟁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하듯 쩔쩔매고 있다. 지구촌 나그네가 이전에 미처 지나보지 못한 길을 만나 어떻게 어느 길로 가야할지 우왕좌왕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미증유의 사태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왜 시작된 걸까. 대체적으로 호응을 얻는 진단은 `지구에 잠시 거주하는 사람들이 환경파괴로 지구를 병들게 했고, 이런 전염병을 불렀다`는 결론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런데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세계가 나서고 있지만 아무래도 올해 안에 뚜렷한 해결책을 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러니 기존의 모든 과정과 질서가 뒤뚱거릴 수밖에 없다.

 

사상 초유의 개학연기 사태가 영상교육으로 이어지면서 교육계가 부산하다. 산업현장에서 작업이 진행되지 않으니 생산성이 떨어지고 결국 니라경제에 이어 지역 경제가 사단이 나는 중이다. 공연계와 스포츠 종사자들도 현장을 잃어버려 곤경에 빠지게 됐고, 겨우 무관중 경기로 개막전이 펼쳐지고 있으니 `이전의 길`에서 한참 벗어난 셈이다. 축제를 취소하기에 바빴던 전국 지자체들이 그나마 이제 조심스레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하지만 어느새 새로운 길이 우리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울산의 장미축제와 태화강 봄꽃대향연은 취소됐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장미원의 장미꽃들을 만날 수 있다. 어깨를 얼싸안고 꽃향기를 음미하던 시절은 `호랑이 답배 피던 때`로 기억된다. 국가정원으로 거듭난 태화강변에서 만난 꽃들도, 장생포에서 6월 중 열릴 예정인 울산 고래축제도 이전과 다를 게 분명하다.

 

이제 우리가 전혀 원하지 않았지만 가야할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호들갑을 떨 수밖에 없었고, 놀랄 수밖에 없었지만 이는 오히려 차분히 우리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직진 인생만 답이 아니고, 때로는 멈추어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지 않는가. 무엇보다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을 곱씹기에 적기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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