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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의 축
 
이지희 시인   기사입력  2020/06/02 [16:16]

응급 처치에도 바퀴는 자꾸 헛돈다

 

초조한 남자가 안간힘 쓰며 응급실 간이침대를 당겨보지만
바퀴 한 개가 드러누워 꼼짝하지 않는다
급성으로 내달리다
한숨의 무게에 주저앉은 바퀴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 바퀴라 했던가
고립되지 않으려 굴러왔던 가풀막의 시간
모로 눕는 것이 통증을 이기는 방식이라고
고정핀 꽂고 누워있다.

 

생의 트랙 겨우 한 바퀴도 완주하지 못한 여자가 버둥거린다
팔다리를 고정시키던 남자
고요한 쪽잠 데려올 간호사를 부르고

 

만성통증의 긴긴 시간들에게 거즈를 물리면
낡은 바퀴를 주축으로 나머지 세 개의 바퀴가
시곗바늘처럼 돈다

 


 

 

▲ 이지희 시인    

2020년 봄의 통증은 간헐적이지만 아프게 지속적이다. 병실과 응급실에서 언뜻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인 줄 알았던 것이 고통의 신음소리다. 한 세기도 온전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 안온한 삶의 바퀴 네 개가 모두 온전할 수 없어 오늘도 모로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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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02 [16:1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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