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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관 굿 뉴스 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20/06/04 [17:08]
▲ 박정관 굿 뉴스 울산 편집장   

주인공이 구사일생의 온갖 고초를 겪고 마지막 죽음의 순간, 적의 날카로운 칼날에 안타까운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희생되는 찰나에 `깨어나 보니 꿈이더라`는 소설이나 영화의 극적인 반전 장면이 낯설지 않는 요즘이다. 서양 사람들이 B.C와 A.D로 기원을 나누듯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이제 또 다른 B.C와 A.C를 만나게 됐다.

 

각기 코로나 바이러스 전(before covid)과 후 (after covid)로 읽히는 낯선 신조어를 대하면서 `자고 일어났더니 이게 꿈이었구나!` 하는 간절한 바람이 들 정도로 낯선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다. 미증유의 이런 사태에 많은 사람들이 당혹감과 곤혹스러움을 느끼며 일상을 견뎌내고 있다.

 

중세의 흑사병이나 우리나라의 천연두 등 전염병이 삶을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으나 과학문명의 발달로 지구촌이 하나 되어 있는 때에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지구촌을 장악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세계대전을 치른 나라들이 군비경쟁을 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느니 감축하느니 하던 뉴스가 어느 날 갑자기 바이러스의 역습에 우습게 삶이 허물어지는 역설적 장면으로 변모하는 양상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이 `언제 이 질병이 종식 되는가`보다 B.C와 A.C가 향후 우리의 일상에서  자리매김할 것인가에 쏠려 있다. 사람들은 코로나전후로 나뉘게 되는 삶의 추측에 분주하다.

 

필자의 조심스런 전망은 기존 우리의 삶의 방식들은 절반이하의 비율로 줄어들게 될 거라는 것이다. 대신 다른 절반은 전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차츰차츰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나는 무장해제 되었기에 당당히 나의 주먹을 내어 놓소`하는 의미였던 악수 대신 이제 주먹악수나 팔꿈치 인사로 대신하게 되었다.

 

같이 나누어먹던 음식도 전용 집게로 나누어 먹게 되고, 일회용품 사용불가를 내놓던 정책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고, 만나서 처리해야하는 일들도 될 수 있으면 대면접촉을 피하는 방법으로 변하고 있다. 크루즈 선을 타고 세계여행을 가려던 중년부부의 꿈은 국내여행으로 급거 변경됐다.

 

사람들의 생활에서도 이제 비대면 접촉은 피할 수 없고, 어쩔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한편 가만 곰곰이 돌아보면 기존에 우리가 쉽게 생각했고 당연시했던 생활 속의 자연스런 장면들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곱씹어보게 된다. 신의 영광을 희구하는 주기도문에는 우리의 밥 한 그릇이라는 보잘 것 없는 일상의 양식을 구하는 기도가 들어 있다.

 

부족함 없는 지고지선(至高至善)의 하늘의 영광은 먼지 가득한 지상의 치열한 삶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 현재 오늘의 하늘을 이고 사는 우리들은 매순간 미래의 다음 순간을 맞아야 하는 운명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바람이 불듯 당연히 다음페이지가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매순간 하늘의 은총이 간절한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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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04 [17:0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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