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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회> 마네킹 이브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6/28 [16:23]

젊은 여종업원이 자기는 새벽 뒷물을 하고 갈아입었다며
사람들이 보기 전에 얼른 갈아입으라며 새 팬티를 입힌다
나는 아무 짓도 한 일이 없지만
시키는 대로 팬티를 갈아입었다
개들도 쇼윈도를 굽어다보고 지나가기에는 이른 아침
신상품 비키니가
해수욕장을 생각하기에는 아직도 아침공기가 차다
브래지어의 호크를 채워주는데 까지가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는 젊은 여종업원은
늦추위가 소름을 돋게 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난롯가에서 연신 손거울 본다
사람들이 웅숭그린 채
종종걸음을 걷는 이런 날은
아담이 독감에 걸려 목울대를 움켜주고 쿨룩이는 일이 없을
치부를 가리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될
순수의 자유가 있는 거기 에덴동산이 그리운 것이다

 


 

 

▲ 정성수 시인    

마네킹Mannequin은 의상이나 액세서리 등을 전시하기 위한 인체 모형으로 재질과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주로 옷 가게나 유명 백화점 의류코너에 옷을 입혀 진열하는 실물 크기의 인형을 말한다.

 

군살 하나 없는 팔등신 몸매에 작은 얼굴, 선탠이 잘된 구릿빛 피부와 무표정하고 세련된 포즈는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네킹이 걸치고 있는 옷,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구두, 핸드백 등은 여심을 설레게 하기도 한다.

 

마네킹은 실제와 인형 사이의 간극을 점점 무의미하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것은 소비 욕망과 비현실적 가격 사이의 상상적 거래에 없어서는 안 될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마네킹은 인간의 형체는 하고 있되 인공적인 몸이자 영혼이 없이 이미지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상대로 자신의 욕망을 마네킹에 투사시킨다. 거기에 마네킹 앞에 선 현대인들은 현대사회의 나르시시즘으로 진화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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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28 [16:2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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