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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볶다
 
홍철기 시인   기사입력  2020/06/29 [16:08]

생두를 볶아대자
푸르던 시절이 다 지나갔다는 듯
검게 그을린 얼굴을 내밀며 열기가 가득이다

 

비릿한 발걸음이지만
그만큼 볶였으면 무슨 향기라도 낼 것이다
생두가 원두가 되는
성을 갈아 엎는 패륜의 시간이 지나면
낮은 자세로 뜨거운 세례를 받고
우리 이제 그만 죄를 뉘우치자

 

뜨거운 햇살 아래
빈곤한 손에게 지은 죄가 얼마인가
한 잔의 여유를 곁에 두고자
저렴한 생계를 끌고 온 사연은 또 얼마나 마실 것인가
절절하게 내려지는 물로
씻어도 사라지지 않고 퍼지는
가난한 햇살 한줌의 향기에 취한다

 

거르고 남은 찌꺼기는
후회하는 하루를 건조하며
슬프게도 끝까지 남아 굳어진다

 

아프리카 어느 가난한 농장의
작은 심장이
뜨겁게 내 목젖을 따라 내려간다

 


 

 

▲ 홍철기 시인  

요즘은 어디서나 커피를 마신다. 하루에 몇 잔이나 마시지만 사실, 브랜드도, 맛도 아직은 잘 모른다, 내가 마시는 커피 한 잔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생각해본 적도 없다. 피곤하고 고단한 하루가 한잔의 커피에 잊힐수록 전해지는 이야기가 많을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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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29 [16:0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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