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사용하고 넘기는 지방재정 예산 이월금 규모가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개 구ㆍ군 가운데 울주군과 남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자체의 예산 이월금 규모도 전국 평균보다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의 지방재정 편성액(5월31일 기준) 대비 이월금 비중은 3.9%로 전국 평균 2.7%보다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중 8위로 조사됐다.

이월이란 당해 회계연도에 집행할 것으로 승인된 예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양한 사유로 인해서 집행하지 못하고 다음 회계연도로 넘겨쓰는 것이다.

2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울산시의 예산현액은 3조5천140억원, 편성액 3조3천810억원 이월액은 1천330억원(3.9%)으로 조사됐다.

지자체들이 해당연도에 집행되지 못하고 이월되는 규모가 과다하고 연례적ㆍ관례적 행적으로 이월이 이루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 별 지방재정 예산 이월액 비중도 차이가 크게 났다. 다만 울주군이 이월액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낮게 측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주군의 예산현액은 1조940억원, 편성액 9천450억원, 이월액은 1천490억원으로 이월액 비중은 15.38%(전국 평균 17.7%)로 전국 82개 군 가운데 53위로 조사됐다.

또 전국 69개 구 중에서는 울산 중구가 이월액을 가장 많이 측정해 전국 2위로 조사됐고, 남구는 51위로 지방재정 예산 이월액 비중을 낮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의 지방재정 예산현액은 5천460억원, 편성액 472억원, 이월액은 740억원으로 이월액 비중은 15.7%(전국 평균 6.6%)로 높게 조사됐다. 그다음으로는 동구 예산현액 3천670억원, 편성액 3천210억원, 이월액은 450억원(14.1%)으로 확인됐다.

북구는 예산현액 5천130억원, 편성액 4천810억원, 이월액은 320억원(6.7%)으로 나타났고, 남구의 경우 예산현액 6천810억원, 편성액 6천480억원, 이월액은 330억원으로 이월액 비중이 5.1%로 가장 낮게 측정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선호와 수요를 반영해 의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승인된 공공서비스 관련 예산이 예산 집행 과정에서 예산의 이월이나 불용으로 인해 지연 또는 단절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전국 지방재정 이월액 현황을 보면 이월액 총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월액은 2018년 24조원, 2019년 26조원, 2020년 27조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이월 해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월은 예산총계주의와 회계연도 독립 원칙 등 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에 재정 여력을 묶어놓고 그만큼 공공서비스 및 유동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현 시국과 같은 재난 시기에 공공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최근 올해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에서는 이월액 불용액 비율을 평가 지표로 반영하기로 발표해 그 중요성을 부각시킨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가재정 및 지방재정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 지방재정분석에서 이월액ㆍ불용액 비율을 평가해 자치단체가 잉여금 규모를 적정 관리하고 지출투자를 적시 집행하여 실질적 경제활력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나라살림연구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인바 합리적 재정 운용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전국 지방재정 규모 중 전년도로부터 이월된 금액은 전국 지방재정 예산 편성액 7.92%에 달하는 27조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