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재 울산 페스탈로치스쿨 교장

요즘 회자되는 뉴스에 나오는 단어들이 눈시울을 찌푸리게 만든다. `사전담합, 당론 위반, 반전과 보복` 국회에 이어 지방의회에서도 권력의 상속을 위한 모함과 술수로 국민들의 기대에 실망감을 보여준다.

배려와 소통, 나눔과 이해, 상생과 희생의 단어는 권력의 대상이 아닐 때 만 통하는 언어일까. 다음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한 권력의 밑판 깔기 작업으로 생각되는 의장의 권력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잠시 다녀와 본 구의회 의원실과 의장실을 비교해보니 그 차이가 엄청남을 실감했다.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는 일반 주민들의 대다수는 방의 크기와 권력의 크기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는 바쁜 삶을 살고 있다. 권력은 힘이 아니라 명예임을 다시금 인지할 때이다. 촛불혁명은 정치를 모르는 순수한 국민의 가슴으로 품은 변화이다.

몸이 아프면 참을 수 있지만 가슴이 아프면 어떤 처방으로도 치유되기 어려움을 알아야한다. 대한민국의 순수한 국민의 가슴으로 품은 촛불 민주주의의 시작이 헛되지 않길 진심으로 빌어본다. 의장에게 주어지는 돈과 자리를 스스로 줄이고 양보할 때 깨어있는 시민의 마음을 얻게 됨을 기억해야한다. 이제 곧 무더운 여름을 알리려 순간을 외쳐댈 매미를 생각해보자.

긴 여름동안 울부짖는 매미의 울음소리에서 다섯 가지의 덕을 지어낸 진나라 시인 육운(陸雲)의 `한선부(寒蟬賦)` 서문에 기록된 매미의 삶을 통해 배우는 검소한 오덕의 삶을 다시금 새겨 본다.

일덕은 매미의 머리모양이 관의 끈이 늘어진 형상이니 이는 배움을 상징한 문(文)이라 할 것이요. 이덕은 평생 깨끗한 이슬만 먹고 사니 맑을 청(淸)의 덕이요. 삼덕은 사람이 먹는 곡식을 축내지 않으니 청렴할 렴(廉) 바로 그것이요. 사덕은 뭇 동물처럼 굳이 집을 짓지 않고 나뭇가지에서 사는 검소한 생의 덕 검(儉)이 있고, 오덕은 철따라 허물 벗고 때 되면 울어 절도를 지키니 인간이 믿을 만한 신(信)이 있다고 했다.

매미는 무릇 군자가 지녀야 할 `문. 청. 렴. 검. 신`의 오덕을 갖추고 있으니 이는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의 덕목인지라 그 상징으로 왕을 비롯한 모든 벼슬아치에게 정장을 할 때엔 반드시 매미의 날개를 단 익선관(翼善冠)을 쓰도록 했다.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는 모자가 아닌 배움과 청렴과 검소와 신뢰받는 이가 쓸 수 있는 모자를 우리는 잘 만들어 씌워야겠다. 다음에 닥아 올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우리의 올바른 투표권 행사로 말이다. 바로 권력의 자리가 아닌 명예의 상징인 익선관의 모자를 쓸 분을 위해서 말이다. 오늘도 내 귓전을 때리는 매미의 울음이 나를 깨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의 지혜를 배우면서, 7월에 시작되는 모든 정치인의 명예로운 직무수행을 기대하면서, 울산의 밝은 미래를 꿈꿔 본다. 시민의 땀으로 마련된 세금이 올바르게 쓰이고 시민이 진짜 주인인 아름다운 세상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도 줄어 살림은 어려우나 마음의 여유가 많은 시간들을 보낸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기 마련이다. 힘든 시기를 잘 이기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에 모든 힘을 쏟을 때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후반기 지방의회를 이끄는 의장단에게 매미가 보여준 오덕의 익선관을 쓸 수 있도록 우리의 관심을 쏟아야한다. 잘 보고, 잘 듣고, 잘 살피는 주민이 되어야 한다. `의장, 뭐하는 긴데?`가 아닌 `의장, 뭐하고 있소?`로 깨어있는 마음을 전해야한다.

우리의 관심이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수많은 역사적 경험의 학습으로 잘 알고 있다. 오늘 새로운 의회를 이끄실 의장단에게 부탁의 말을 드리고 싶다. 서로를 인정하고 안아주는 마음으로 남은 의정 활동을 주민의 삶 회복에 최선을 다하시기를 기대한다.  주민의 마음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다는 것을 되새기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