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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 날리며
 
권영희 시인   기사입력  2020/07/14 [15:57]

몰아치는 태풍에 놓친 배 사가라고
트럭은 반나절 확성기 열어놓은 채
뜨거운 농부의 꿈을 봉지째 팔고 있다

 

그 여름 단비와 헐값의 햇살에도
제 몸 달이던 어느 낙과의 순명처럼
내 안에 매달린 시들도 후드득 솎아내다

 


 

▲ 권영희 시인   

태풍이 지나간 해면 꼭 나타나는 트럭, 반나절 확성기에서 쏟아지는 말들이 귀에 박힌다. 봄부터 설레며 가꾼 농부의 꿈, 완성의 단계에서 놓친 꿈은 얼마나 뜨거울까. 내 안에 매달린 시들도 덩달아 후드득 뛰어내리는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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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7/14 [15:5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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