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효식 문우회 울산시회장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의든 자의가 아니든 간에 여러 굴레 속에 존재한다. 아니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은 어쩔 수 없는 숙명에 다름아니다. 따라서 사람은 천부의 인권으로 보장받은 자유가 있다고 해도 법과 도덕과 양심에 따라 행동을 해야지 자신의 기분대로 아무렇게나 삶을 영위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기 때문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데는 서로 의지해야 하는 상대 즉, 가족, 이웃, 더 나아가 마을 등 사회가 있음이다. 바로 조직이다. 사람은 어떠한 형태로든 이 조직에 몸을 담고 있으며 그 조직은 자생적이던 아니던 간에 조직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 구성원으로 하여금 안으로는 질서가 유지되도록 해야 하고 밖으로는 존재하는 이유를 알려야 하는 당위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속한 조직 즉, 직장은 하급자의 도덕과 정의를 지키고 상급자의 독단과 불의를 억제하기 위해 규범을 만들어 이를 지키고 또 수행해나간다. 아울러 자신이 몸담은 조직의 카테고리(category) 안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는 자신의 행동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임을 경계하며, 도덕이 무엇인지를 알고 정의와 불의를 판단하며 사회통념을 벗어난 행동을 방기(放棄)하면 조직의 혼란과 질서가 문란해짐을 체득한다.

인간이 조직을 형성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조직이 복수의 사람들의 주체성을 결합함으로써 각자가 분산해 있는 경우의 단순 총화 이상의 확대된 주체성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한 터전이다.

조직은 내가 가장 중심에 서 있는 우리의 가정(家庭)이 아니다. 조직의 존속을 위해서는 목표 달성, 성원의 욕구 충족 및 공헌 확보, 협동을 위한 수단 확보 등의 과제가 사회적 환경이 부과하는 제약 속에서 계속 충족되어야 하며 조정과 연결의 매개로서 규범과 통솔자가 존재한다. 우리는 이 조직의 규범과 질서 아래 한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자신을 위해 삶을 꾸려가지만 최소한의 양심을 담보하는 법이 아니더라도 유?무형의 제약에 얽메임은 물론이거니와, 부딪히고 부대끼며 타인이란 존재를 의식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노력이 자신만의 영달과 양지를 걷기 위하여 그 상대되는 타인을 시기하며 질투하고 매도하는 사회가 되면 아니 된다. 물론 응달보다는 양지쪽이 따스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사리를 분별하여 옳고 그름을 알아 잘못된 자신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곧바로 후회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이 본성이라고 믿는다. 기회는 균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말이다.

조직은 협동의 체계인 동시에 지배의 체계라고 하는 양의적인 성격을 지닌다. 우리는 자신이 몸담은 조직 내에서 변화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순리에 역행하여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자신의 의도대로 조직을 꾸려가려고 하는 시도와 행태를 종종 본다. 조직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존재부각과 적응을 위해 하는 최선의 노력은 마땅히 칭찬받아야 하지만 자신의 영달과 조직 내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서 남을 비난하고 모함하는 행위는 간접 살인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영원한 미완성의 존재이기에 이성보다는 순간의 감정에 의해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음을 생각하고, 우리는 그들의 행태를 너거로이 용서하자! 때로는 스스로가 잘못임을 알 때까지 인내하면서 기다리자. 영겁(永劫)을 두고 보면 부생(浮生) 100년의 인생도 찰나(刹那)이거늘 우리는 판도라의 상자 속에 꼭꼭 숨어 있는 희망이라는 존재를 알지 않는가? 소설가 이병주 님의 글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승자는 태양의 조명을 받아 역사의 기록으로 남지만 패자는 달빛에 투영되어 신화나 전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