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울산지역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6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민식이법`이 시행됐지만 스쿨존 내 교통안전시설물이 설치되지 않을 경우 이런 사고 발생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스쿨존 내 교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울산 관내 스쿨존에서 총 64건의 사고가 발생해 1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65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박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사고 건수는 2016년 18건, 2017년 13건, 2018년 9건으로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해 24건으로 전년도 비해 2.6배나 증가했다.
2019년도에는 스쿨존 내에서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기간 동안 부상자도 속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18명, 2017년 13명, 2018년 9명, 2019년도에는 25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적으로 스쿨존에서 1천961건의 사고가 발생해 25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부상자도 2천5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법규위반 별로는 과속이 14건, 중앙선 침범이 20건, 신호위반이 334건, 안전거리 미확보가 7건, 안전운전 의무불이행이 450건,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이 13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이 796건, 기타가 327건이었다.
최근 스쿨존 내 불법 주차 집중단속으로 사각지대를 줄이는 등 다각적인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고 발생률을 낮추기에는 역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울산시가 지난달 스쿨존 교통사고 `제로` 구역 조성에 나섰다.
울산시는 과속ㆍ신호위반 등 고질적인 안전 무시 관행을 뿌리를 뽑기 위해 우서 관내 전 스쿨존에 무인 교통단속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전체 342곳 스쿨존 가운데 121곳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은 올해 안으로 모두 무인 교통 단속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다. 나머지 221곳 유치원ㆍ어린이집 주변 스쿨존은 오는 2022년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는 지난 3월부터 울산지방경찰청과 시교육청, 도로교통공단과 합동으로 학교를 방문하고 현장 조사한 바 있다. 이에 울산시교육청도 스쿨존 교통사고를 에방하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인 교통단속카메라 79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앞서 지난 3월 초등학교와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스쿨존 내 무인 교통단속카메라 설치 수요조사를 한 결과, 76개교가 단속카메라 190개소에 설치를 희망했다. 이번 무인단속 카메라는 총 79개소에 설치되며 총 33억2천만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한편, 울산시민단체 교통문화시민연대도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민관 교통단체와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교통질서감시단 구성을 조례, 입법해야 한다"며 "스쿨존 구간을 검토 후 재설정하고 부족한 안전시설물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스쿨존 등 어린이 등하교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안전요원을 상시 배치하고 과거 사고율이 높은 학교 주변 도로를 선정해 등하교 시간대 차량 통행을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찬대 의원은 "운전자 처벌 강화만으론 스쿨존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를 예방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 스쿨존 인근 과속방지턱 확대 설치, 도로 미끄럼방지 시공, 학교 주변 신호등 확대 설치를 통한 안전설비 확충과, 초등학교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등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종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