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부모들은 자녀의 이름으로 ‘히틀러’나 ‘007’ 등을 쓸 수 없게 된다.
31일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부모들이 자녀의 성명을 등록할 때 혐오감을 주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적절한 이름’을 쓸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키로 했다.
말레이시아 국가등록국은 무슬림과 기독교, 힌두교, 불교, 도교 등 여러 종교계의 의견을 수렴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고 ‘부적절한 이름’의 명단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의 부모들은 이에 따라 ‘히틀러’ 등 세계사적으로 악명을 떨친 인물의 이름은 물론 상대방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불길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이름 등을 자녀에게 지어줄 수 없다.
‘부적절한 이름’에는 중국 푸젠(福建)성에서 쓰이는 뱀이라는 뜻의 ‘아 취와르’, 꼽추라는 뜻을 가진 ‘키오우 쿠’, 광둥어로 ‘악취를 풍기는 놈’이라는 뜻의 ‘초우 터우’,’미친 놈’이라는 뜻의 ‘소 차이’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어둠의 신(神)’이라는 뜻의 타밀어 ‘카루푸사미’와 성교(性交)를 뜻하는 말레이어 ‘워티’(Woti)도 사용이 금지됐다.
이와 함께 동물이나 곤충, 과일, 채소, 색깔 등을 딴 이름을 자녀에게 지어줄 수 없으며 영국의 첩보원 제임스 본드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 ‘007’을 따오는 등 숫자로 작명하는 것도 금지됐다. 이밖에 왕실이나 명예 칭호을 자녀 이름으로 사용하거나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자동차의 이름도 원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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