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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회> 합주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7/26 [16:13]

학예발표회에서 우리 반은
기악합주를 하기로 아이들과 약속했다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리코더를 불고 멜로디언을 연주하고 큰북을 둥둥 울리면서
희희덕거리고 장난도 치면서 화음을 맞춘다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희희덕거리고 장난도 치면서 합주를 하면
세상이 그럴싸할 것이라고
정말 세상은 멋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친구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밤
합주合酒를 하자고

 

지난번에도 불협화음이었는데
몇 놈이 모여 이마를 맞대면 정말 멋진 합주가 될까?
뭉치기를 자주해 최소한
도미솔 기본 화음이라도 건져야 한다

 


 

 

▲ 정성수 시인   

합주는 각 성부가 2개 이상의 악기로 구성되어 연주하는 형태를 말한다. 한 작품이 끝날 때 까지 협연자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가 적당히 가려질수도 있고 다른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중간에 잠시 쉴 수 있는 여유도 있는 것이 합주다.

 

수천수만의 음들을 각자 파트별로 나눠 감당하면서 `같이(With)` 하는 것이므로 끝까지 상대에 신경을 써야 하고 심지언 파트너의 숨소리까지도 의식해야 한다.

 

또한 각자의 색깔들이 없는 듯한 가운데에서 팀워크라는 담담한 조형미를 만들어낸다. 합주자가 중시해야 하는 것은 상대와의 균형이다. 자칫 자신의 음이 상대의 음형을 흩뜨리지나 않을까, 상대는 적절하게 연주했는데 나는 너무 비경제적으로 음을 쏟아내지는 않을까 등 화합의 미학에 초점을 맞춘다.

 

합주자는 무엇보다 먼저 상대를 이해하는 포용력과 상대의 빛이 반짝일 수 있도록 자신의 빛을 약하게 할 줄도 아는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합주자는 음악적인 취약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함께`라는 논리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음색을 확실하게 주장하지 못하며 한 작품과 혼자서 맞설 용기는 더더욱 나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원만히 하기 위해선 합주적이어야 한다. 합주인생은 언제나 주위와 함께 하므로 외롭지 않다. 또한 조화를 중시하는 것이므로 더 빛나지도 덜 빛나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합주 인생은 원만하고 온화한 성격을 보인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합주 스타일을 얼마만큼 적시적소에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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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7/26 [16:1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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