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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자리
 
김건희 시인   기사입력  2020/08/03 [17:05]

나갔던 상여가 꽃으로 돌아오는 곳에
벌통을 놓아둔다

 

눈꺼풀조차 가벼운가요? 거긴

 

꽁꽁 언 입술 어머니
자식 위해 꽃가루 나르던
그 들길 건너 야산에는 지금
눈조차 온통 시큰한 흰 섬

 

어머니는 가끔
항로를 놓치고 다시 회항하고 싶었던 걸까요
울음으로 놓던 다리를 펼친 지상에서
무덕무덕 피어나는 아카시아 꽃

 

먼 길 휘어져가며 흘린 눈물이
배꼽에서 말라버린 묘한 감정을 꺼낼 때
어머니 놓던 벌통을 이제
내가 옮겨다 놓는다

 

상엿집 앞에 펄럭이는
흰 부적들

 


 

 

▲ 김건희 시인   

일찍 떠나보낸 어머니에 대한 나의 무의식은 아카시아 꽃이 필 때면 여려 겹으로 흔들리곤 했다. 웃는 엄마와 상여의 만장이 오버랩되어 허덕이던 그리움의 자리에 이제야 꽃을 앉힌다. 죽음이 떠날 때라야 문이 열리던 상엿집을 흰꽃이 위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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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03 [17:0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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