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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중공업 노사, 수신제가(修身齊家) 의미 알아야
 
편집부   기사입력  2020/08/04 [16:58]

현대중공업 그룹이 9억 달러에 달하는 조선수주에 성공했다고 한다. 우리 돈으로 1조원 이상 되는 규모다. 지난 6월에는 삼성중공업, 대우해양조선과 더불어 약 23조원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선박 수출계약을 카타르와 체결했다.


3개 선박회사가 평균 잡아 회사당 8조원 가까운 실적을 올린 셈이다. 이 둘만 합쳐도 현대중공업 그룹은 올해 8월까지 약 9조 원에 달하는 조선 수출물량을 확보했다. 코로나 사태로 세계 조선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그룹이 이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그 동안 쌓은 신인도 때문일 것이다.


 현대중공업조선 노사가 지난 1년 3개월 동안 끌어온 2019년도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채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말 무렵 연내 임금협상을 매듭짓겠노라고 했다. 그러다가 설 명절 이전에 타결하겠다고 말을 바꾸더니 지난 7월 들어서는 여름휴가 전 매듭을 짓고 홀가분하게 휴가를 떠나겠다는 식으로 공언했었다. 그런데 `혹시나`가 `역시나`로 끝났다.


회사 측은 "폭넓은 양보는 물론 노조 요구사항을 반영한 절충안까지 제시했지만, 노조가 기존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며 책임을 노조에 전가했다. 그러자 노조는 "회사가 저지른 잘못에 저항하다 조합원들이 징계를 당했는데 선별적 구제라니 말도 안 된다"며 "오는 13일까지 11일 동안 여름휴가를 보내고 돌아와 부분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 중이다.


코로나 사태로 당장 월세도 제대로 낼 수 없는 영세상인들이 들으면 분통을 터트릴 일들이다. 무엇보다 2019년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않고서도 여태까지 버틸 수 있는 노조원들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른다.


임금협상을 끝내고 그에 따른 임금을 수령해야 먹고살고 자식들 키우며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상례인데 1년 3개월 동안 밀린 돈을 받지 않고서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니 신기롭기까지 할 것이다. 회사 측의 일방적 배짱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물적 분할 반대 파업 과정에서 노조 간부 4명이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해고됐는데 회사는 "경중에 따라 재입사를 시켜줄 수도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모두 용서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인데 40명도 아니고 4명을 복직시키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현대중공업 그룹은 일주일 새 9억 달러어치 선박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자랑스레 공표하기 전에 자신들 내부부터 살펴봐야 한다. 미운 오리새끼 몇 마리를 솎아내겠다며 수만 명에 달하는 제 식구 임금인상분을 1년 3개월이나 미뤄도 되는 건가. 이에 맞서 여차하면 집안을 풍비박산시키겠다고 벼르는 노조도 한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제집을 박살내고 어디 가서 살겠다는 건가. 이전과 달리 현대중공업 노사 행태에 정나미가 떨어진지 오래지만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그래도 이들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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