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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짓는 마음
 
박정관 굿뉴스 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20/08/06 [16:44]
▲ 박정관 굿뉴스 울산 편집장   

취재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보면 오래 지나도록 여운이 남는 사람이 있다. 그런 이들은 남을 향한 긍휼지심 측면에서 특별한 유전자를 타고난듯하다. 지난번 시각장애인 모임에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한 사람을 만났다. 향기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이었다.

 

그는 시각장애인임에도 모 대학의 석사과정을 마쳤고, 안마사 수입을 사회에 환원하며 사회적으로 많은 봉사현장을 꾸준하게 지켜왔다고 한다. 조만간 만나기로 했으니 개인 인터뷰를 통해 그의 내밀한 면을 직접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뷰를 하면서 혹 책을 발간해보면 어떨지 그에게 물어보고 싶다.

 

인터뷰 당사자들이 가끔 잡지나 신문에 게재된 자신의 글을 자랑스레 들먹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스폰서로 게재된 경우가 적지 않다. 화려한 프로필과 업적에 도움이 된다니 굳이 이를 나무랄 필요까진 없겠지만 글이 마치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한 호위 무사처럼 취급된다면 그 가치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 그보다는 넓고 푸른 바다처럼 남을, 이웃을 품는 풍성한 이야기가 오히려 인생의 맛과 멋을 내뿜지 않겠는가.


일면식도 없는 분인데 얼마 전 인터넷 기사를 보고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이미 책을 두어 권 발간했고, 기독교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기 때문에 이제 일생의 역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 시간 넘게 통화를 한 뒤 방문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해남 땅 끝 마을로 취재차량을 몰고 달렸다. 그는 신구약 속에 등장하는 여성 230여명의 삶을 짚어나가는데 그 내용이 방대해서 70~100권 정도를 한질로 하는 책 1천권을 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 수년전부터 원고를 준비해오고 있었고 이제 중반을 지나는 중이라고도 했다.

 

그 전화를 받고나서 교정에 투입될 인원 때문에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역할 때문에 필요한 것인지 여러 의문이 들었지만 일생의 역작에 이름 올릴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에 마음이 동했던 게 사실이다.

 

한 차례 다녀와서 업무를 바로 시작할지 어떨지는 아직 불확실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동참하고 싶은 마음은 내재돼 있었다. 사실 책값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게다가 합동 집필까지 실현된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어떤 곳을 못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아직 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말도 있다. 모두 광고에 등장하는 문구들이다. 마찬가지로 필자가 출판사 등록을 마치고 가졌던 생각이 바로 `책을 못 내본 사람은 있어도 한권만 내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 책을 내기가 어렵지 일단 한번 물꼬를 트면 다음부터는 쉬워진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3권 정도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아냈으면 하는 바램을 품고 있다. 필자는 가난했지만 책을 귀하게 여기면서 품격 있게 읽었던 세대의 품안에서 자랐다. 때문에 원하는 만큼 책을 소유할 순 없었지만 그만큼 폭넓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음에도 책을 읽지 않는 세대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문화가 있는 삶은 매월 한번 공연을 보거나 전시장을 찾는 것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일천한 실력이지만 책을 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북돋워주고 그들의 친절한 길라잡이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이익보다는 문화의 전도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싶은 것이다. `교양은 빌딩과 같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짓고 건설하는 것이 교양이라면 우리도 이제 책을 읽음으로써 교양을 넓혀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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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06 [16:4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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