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회지도층 인사의 극단적 선택에대해
 
장평규 울산혁신교육연구소 대표   기사입력  2020/08/10 [16:51]
▲ 장평규 울산혁신교육연구소 대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이 차츰 국민들 뇌리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의 죽음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논란이 그치지 않았지만 그 보다는 국민전체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코로나 사태, 부동산 문제, 폭우 재난 등이 더 우선적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죽음이 일부에서 `사회적 우상화`의 흐름이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1774년 출간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남자 주인공 베르테르는 여자 주인공 로테를 열렬히 사랑하지만 그녀에게 약혼자가 있고 자기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실의와 고독감에 빠져 끝내 권총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이 소설은 당시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작품이 유명해지면서 시대와의 단절로 고민하는 베르테르의 모습에 공감한 젊은 세대의 자살이 급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도서발간이 중단되는 일까지 생겼다. 이를 `베르테르의 효과`라고 한다. 베르테르 효과는 이처럼 자신이 모델로 삼거나 존경하던 인물, 또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것을 `동조자살` 또는 `모방자살`이라고도 한다.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필립스가 명명한 신조어다. 그는 20년 동안 자살을 연구하면서 유명인의 자살이 언론에 보도된 뒤, 자살률이 급증한다는 사실을 토대로 이런 연구 결과를 이끌어냈던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자살을 `신을 모독하는 행위`라 하여 이를 죄악시하고 한 때 종교적 제재까지 가했다.

 

가톨릭에서는 오늘날에도 자살을 죄악시하는 사상이 강하며 불교도  열반사상(涅槃思想)의 입장에서 자살을 경계하고 있다. 길리건(James Gilligan)이라는 정신과 의사는 자살과 살인을 `치명적 폭력`으로 규정했고 그 이유로 `1명의 자살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의 6명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그와 비슷한 유형이 이어진바 있다. 지난 2008년 모 탤런트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얘기가 나올 정도로 주변인들의 자살이 이어졌고 결국 그의 동생마저 2년 후 자살한 경우가 그 한 예다. 또 한 번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그 30%가 1년 내 다시 자살을 시도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에 의하면 자살에는 원인에 따라 `이기적 자살, 애타적 자살, 아노미(anomie)적 자살` 등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이기적 자살은 개인이 사회에 결합하는 양식에서 과도한 개인화를 보일 경우, 즉 개인과 사회의 결합력이 약할 때의 자살을 의미한다.


애타적 자살은 이와 반대로 과도한 집단화를 보일 경우, 즉 사회적 의무감이 지나치게 강할 때 발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노미적 자살은 사회정세의 변화라든가 사회 환경의 차이 또는 도덕적 통제의 결여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는 이 중 어디에 해당될까. 이기적 선택이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성추행 등 범죄혐의로 의혹을 받고 있던 시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의 죽음은 순국선열처럼 국가나 국민들을 위하여 내린 거룩한 희생도 아니고 순교도 아니다.

 

사회 지도자나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은 온데간데없고, 개인의 명예나 자존심, 혹은 자기 계파나 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시도한 지극히 이기적이고 감정적인 선택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부에서 그의 죽음을 `애타적 자살`로 몰아가려눈 분위기가 있다. 아주 잘못된 것이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자살이 모든 일의 해결책이라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무책임한 행동일 뿐이다. 그렇게 생을 마감하면 당사자에겐 모든 것이 끝날지도 모르지만 남아있는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그런 결말이 평생 짊어져야 할 상처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自殺(자살)은 `자기 몸을 살인하는 행위`일 뿐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0/08/10 [16:51]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