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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결별을 꿈꾸다
 
연명지 시인   기사입력  2020/08/11 [17:00]

어느 순간에 다다라 앞과 뒤를 딱 자르는 결별
결별은 긴 중독의 날들을 끊고
대답 따윈 하지 않는 이름이 되는 일

 

내성이 강한 울먹거림으로
방치의 방식으로, 대체의 방식으로 우리는 결별을 진행한다.
당신들은 이미 충분히 병들고 앓았으므로
갉아먹을 남은 병명이 없을 것이고
남은 사람들도 그럭저럭 편안하다.

 

굳이 말하자면
친환경 결별인 셈이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이름으로
가족 관계를 요구 할 때 어깃장을 살핀다.
당신의 이별 방식은 두통이었고
코피를 숨기며 이별을 준비했던 나는
수첩 속에 핀 붉은 꽃잎들처럼 어리둥절하다.

 

주인 없는 마당에 방치된 구근식물들에게 옮아붙은 기침소리와 다년생 유지(維持)를 받든다.

 

땅에 심겨진 것들은 환생이 빠르다
우리들의 귀는 점점 멀어지고
남겨졌음으로 서로 사랑하라는 말 모아지는 곳에
쓸쓸한 무덤을 썼다.

 


 

 

▲ 연명지 시인   

친정 아버지보다 더 다정했던 시아버님이 천국으로 주소를 옮긴지도 3년이 넘었다. 아버님이 살았던 원주는 이제 네비에서 지워졌지만 남편과 나는 가끔씩 아버님이 살았던 그 빈집을 보러간다. 아버님의 손길이 끊어진 마당에는 풀들만 우거져 서로를 보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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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11 [17:0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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