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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8/11 [17:44]
▲ 정성수 시인  

당신의 몸값이 얼마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전에 황당할 것이다. 사람의 몸을 돈으로 계산한다는 것 차체가 불손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십여 년 전 영국에서 발행된 저널 `경이의 세계`에서 사람의 몸값을 1달러 남짓으로 평가한 적이 있다.

 

저널에 의하면 40ℓ의 물, 못 1개를 만들 수 있는 철분, 커피 몇 잔용 당분, 성냥 몇 개를 만들 수 있는 인燐, 비누를 만들 수 있는 약간의 지방, 기타 석회 등으로 과학적 추산인 몸값이었다.

 

구체적인 몸값 계산은 미국 일리노이 주립의대 `해리 몬슨Harry Monsen` 박사다. 몸무게 70kg인 사람을 분해하면 비누 7개 정도의 지방, 석회 12kg, 성냥 2,200개비 분량의 인燐, 길이 2.5cm의 못에 해당하는 철, 한 숟갈 분량의 유황, 비철금속 30g 등이 나온다고 했다, 값은 7.28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8,000원 조금 넘는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가면 이마저도 한줌의 흙이 되고 만다. 최근 미국에서 발간된 `와이어드Wired`라는 저널에서는 신체의 모든 조직을 수액 조직 항체까지 분리해 돈으로 바꾼다면 4,500만 달러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유전정보가 담긴 DNA는 g당 130만 달러라는 높은 단가로 총 970만 달러, 골수 조직 가격은 g당 2,3000달러로 2,3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이처럼 사람의 몸값이 제대로 평가를 받게 된 것은 과학의 발달 때문이다. 인간의 몸값은 선천적 육신의 몸값과 후천적 지성의 몸값으로 대별할 수 있다.

 

선천적 몸값은 불변하지만 후천적 몸값은 환경이나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몸값이 월등하다는 것은 육신적 가치가 월등히 높다는 말이 아니라 지성적 가치가 월등히 높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몸값 전성시대다. 축구 호나우드, 골프 타이거우즈, 농구 마이클 조던 등 유명운동선수를 비롯하여 세계적인 배우 탐크루즈, 트웨인 존슨 등의 몸값은 그야말로 입이 쩍~벌어지는 액수다. 물론 그들의 피나는 노력은 인정하지만 일반 봉급자가 자자손손 벌어도 따라갈 수 없는 천문학적인 몸값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요즘 `트로트 전성시대`다. 유행가니 뽕짝이라고 치부됐던 트로트가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고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급부상했다. 아쉬운 것은 일부 가수들의 몸값이 과도하게 치솟는다는 지적이다. 모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미스트롯의 왕관을 쓴 가수 S는 1회 출연료가 무려 3,500만 원이라고 한다. 직장인 연봉에 버금가는 액수인 동시에 기존 유명 가수 출연료의 이삼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뿐이 아니다.

 

최근 행사 에이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도 2,000만 원 선이라고 한다. 업계에서는 특정 가수의 과도한 몸값 때문에 회사 자체가 흔들린다는 우려를 한다. 뿐만 아니라 특정가수들 때문에 많은 무명가수들의 생계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는 행사시 한정된 행사비를 나눠 써야하기 때문에 유명 가수에게 높은 출연료를 지급하면 다른 가수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특정 가수의 높은 몸값으로 인해 많은 무명 가수가 굶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보통사람들은 몸값을 올릴 수 없는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신체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지성적ㆍ인성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노력여하에 따라 많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요즘 떠도는 말에 의하면 심장 바꾸는 데 5억 원이라고 한다. 뇌사자 각막 하나 1억 원, 양 눈이면 2억 원이다. 간 이식에 7천만 원, 신장 바꾸는데 3천만 원이 든다고 한다. 돈이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운이 좋아 기증자를 만날 수 있다. 튼튼한 심장으로 두 눈을 뜨고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도로를 질주하는 외제 자동차보다 훌륭한 두 발 자가용을 가지고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몸값을 계산한다는 것은 우매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몸값이 나가지 않는다며 늘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함을 모르는 사람은 기쁨을 모른다.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을 움켜쥘 수 있다.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이라고 한다.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이라고 한다. 행복으로 만족하면 될 것을 행운이라는 욕심 때문에 힘들어하는 게 인간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의 몸값은 하늘처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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