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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회> 자식들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8/23 [16:09]

나무들은 숲을 이루고 있을 때도
한 몸이 되어 본 일이 없다. 당연히
가지를 뻗어 서로의 몸을 쓰다듬은 일이 없을 테고
나무들은
벌목꾼들이 땅에 눕히자 바닥에 포개져
비로소 한 몸이 되었다.
나무들이 하염없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한 뿌리에서 돋아 난
같은 나무들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전화로만 안부를 묻던 자식들이 모였다
나무들이 관을 짜는 동안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자식들은
늘 바쁘다는 핑계를 대더니 비로소
고목이 쓰러진 뒤에
때 늦은 핏줄을 어루만진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살면서도
서로에게 오가는 길이 멀었다
가지는 한 나무에서 자란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자식들이
땅에 누운 고목을 오래토록 쓰다듬는다

 


 

 

▲ 정성수 시인  

효는 백행지본이라 말이 있다. 미안하게도 우리의 미풍양속인 효孝가 사라지고 있다. 세월은 변해 젊은 세대는 부모님을 모실 생각은 하지 않고 부모의 재산을 탐내고 불효를 하면서도 눈 하나 끔쩍하지 않는 세상이다. 심지어 부모를 버리고 부모에게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부모는 눈물을 머금고 자신의 노후를 포기하면서 자식을 도와준다. 이는 피를 나눈 사이일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특질인 정 때문이다. 영어에는 정이란 단어가 없다.

 

다만 효도孝道라는 `Filial duty`와 패륜아悖倫兒란 `an Immoral person` 이 있다. 서양은 부모세대가 일찍 노후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자녀는 자생력을 키우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한다. 미국의 경우 부유층이 아니면 자녀는 학자금대출을 받아 대학등록금을 내고 취직하면 월급으로 대출금을 갚아 나간다. 그리고 부모는 연금으로 노후를 보낸다.

 

우리나라 70. 80세대는 가족관계로만 보면 불운한 세대다. 그들은 정성을 다해 부모님께 효도하였는데, 자식한테는 효도를 받지 못하는 마지막 세대다. 가족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하다가  은퇴를 하여 노후를 즐기려는 생각은 천리 밖이다.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한다. 이제 자식은 애물단지가 되었다. 물론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고 자식 잘 둔 맛에 사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는 하나  대다수의 노인들에게는 이제 자식은 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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