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울산지역 공중화장실 내 성범죄 발생률이 2016년 대비 50% 증가하며 최근 3년간 발생률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공중화장실 비상벨 설치율은 23%로 전국 17개 시ㆍ도 중 하위원에 머물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김용판 국회의원(대구 달서구병)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공중화장실 범죄 현황`자료를 통해 지난 2015년 화장실 내 성범죄는 825건, 2016년에는 785건, 2017년은 658건, 2018년은 1천253건, 지난해에는 1천269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울산지역의 경우 지난 2015년 11건의 공중화장실 내 성범죄가 발생했고 2016년에는 10건이 발생했다. 또 2017년에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15건, 2018년에는 19건, 지난해에는 15건이 발생하며 최근 3년간 급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화장실 안에서 벌어지는 성범죄 유형으로는 카메라 등을 이용한 일명 `몰카` 촬영이 해마다 늘며 지난해 기준 전체 성범죄의 51.8%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최근 3년간 2배 이상 증가한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도 35.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강간.강제추행은 12.3%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은 본인의 성적인 쾌락을 만족시키기 위해 화장실, 목욕탕 등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거나 머무는 장소에서 성과 관련된 행위를 하는 것이다. 퇴거 요구를 하였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범죄가 성립된다. 단적인 예로 이성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들어가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런 공중화장실 성범죄의 예방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게 비상벨이다. 비상벨은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이 위급한 상황에서 누를 시 경찰청으로 전달되고 이어 순찰 중인 순찰차로 바로 연결돼 신속한 출동과 대응이 가능토록 한 시스템이다. 또한 벨을 누르는 동시 사이렌 경보음이 울리는 등 주변에도 긴급 상황을 알릴 수 있다.

울산에서는 최근 3년 사이 공중화장실 성범죄가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상벨 설치율은 23.1%에 그치고 있다. 이는 부산 13.7%, 경북 14.5%, 강원 16.2%, 충북ㆍ경기 18.3%, 전남 18.5%에 이어 전국에서 7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실제로 이달 현재 울산의 1천507개(공공 708개, 민간 799개)의 공중화장실 중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348곳뿐이다. 현행법상 공중화장실에 대한 점검은 유지ㆍ관리만을 위해 연 1회 실시하고 필요하면 상시 점검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중화장실은 민간과 공공으로 구분하고 있어 국가 및 지자체의 지원 없이는 비상벨 설치를 강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김 의원은 "공중화장실 범죄 수법이 다양해지고 범죄의 횟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범죄 예방 및 범죄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6일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공중화장실 내 비상벨 설치 의무화, 공중화장실 점검 목적에 범죄 예방 추가, 연 2회 이상의 정기 점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공중화장실 범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악질 범죄다"라며 "공중화장실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비상벨 설치를 의무화해 누구나 안심하고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