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상위 10% 부유층이 지난 25년간 하위 50% 극빈층 보다 탄소를 2배 이상 많이 배출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제구호개발단체인 옥스팜과 스톡홀름 환경연구소는 21일 유엔 총회에 맞춰 발표한 보고서 `탄소 불평등에 직면하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우선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단기간에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가 1850년부터 1989년까지 140년간 753Gt(기가톤) 규모 이산화탄소를 누적 배출했는데 불과 25년만인 1990~2015년 거의 동일한 양을 대기 중에 추가 배출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 세계 평균 인구를 63억명으로 가정할 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가 지난 25년간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의 52%를 대기에 쏟아냈다고 했다. 이는 하위 50% 극빈층이 배출하는 양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수준이다. 일례로 이 보고서가 인용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상위 10% 부유층이 육상운송 관련 에너지의 절반 가량을, 항공 관련 에너지의 4분의 3을 사용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상위 10% 부유층이 같은기간 전 세계인이 사용할 수 있는 `1.5℃ 탄소예산`의 3분의 1을 낭비했다고도 했다. 탄소예산이란 지구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전 세계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남은 양을 말한다.
반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극빈층은 4%를 소비하는데 그쳤다. 이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 완화에 따라 탄소 배출량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배출량이 감소하지 않고 탄소 불평등이 간과된다면 탄소예산은 2030년에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지구 기온을 1.5℃ 이상 높이지 않으려면 상위 10% 부유층의 1인당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는 전 세계 연간 탄소배출량을 현재의 3분의 1로 줄이는 것과 같다.
보고서 저자인 팀 고어 옥스팜 기후정책 책임자는 "부유한 소수의 과잉 소비가 기후위기를 촉발하고 있지만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가난한 지역사회와 젊은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