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직 전환 요구하며 울산 동구청에서 농성 벌이는 CCTV관제센터 요원들.

울산지역 폐쇄회로(CC) TV 관제센터 요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행정관청에서 집단 농성을 벌여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지역경제가 위축돼 있고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막무가내 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울산지부 소속 관제요원 50여명이 23일 동구청 청사 안팎에서 공무직 전환과 노사전문가협의회 구성 등을 요구하며 집단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앞서 21일, 22일에도 동구청 정문 일원에서 농성한바 있다. 또 이날 이들 중 일부가 울산시청에 진입하는 바람에 오후 1시부터 청사 내 일부 이동이 제한되고 후문이 잠시 폐쇄됐었다.

이날 동구청 민원실을 찾은 박 모씨(63 일산동)는 "정문 출입이 통제돼 어려움을 겪었다"며 "조선 경기 불황에다 코로나 사태로 지역 경제가 꽁꽁 얼어붙은 마당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흘씩이나 행정관서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지난 21일부터 북구와 동구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관제요원 시위가 발생했으나 북구에는 노사전문가협의회가 구성돼 있어 민노총이 동구에 `화력`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구지역이 근로자 밀집지역이어서 민노총이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22일 오후 퇴근 중이던 정천석 동구청장에게 노조원들이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를 제지하는 공무원 수십명과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사태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2명이 공무원들에게 밀려 넘어지거나 다쳤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공무원들과의 몸싸움이 잠시 발생했을 뿐 정 청장과의 직접적인 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여성연대는 23일 시청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정천석 동구청장이 여성 노동자들에 폭력행위를 했다"며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예정된 투쟁사업장 승리 결의대회 장소를 울산시청에서 동구청으로 긴급 변경해 관제요원들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관제요원들은 울산지역 구ㆍ군청 CCTV 관제센터에서 4조3교대 근무형태로 24시간 CCTV 모니터링 업무를 하며 각종 범죄 예방과 재난상황 전파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CCTV 관제업무를 위탁받은 용역업체 소속으로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무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관제센터 노조는 앞서 지역 5개 구ㆍ군청에 공무직 전환 추진을 위한 노사전문가협의회 구성을 우선 요구했으나 북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지자체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지난  21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대 관제센터 노조에는 지역 전체 관제요원 84명 가운데 72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종식 기자